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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검사 구입 및 검사나는 중학생이다 글쓴이 : KEEC 2020-09-25 16:14 |
나는 중학생이다 장순옥 나는 중학생이다. 내 나이 79세에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학생이 되었다. 늘 가슴 한켠에 공부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어서 어렸을 적엔 교복 입은 학생들만 봐도 너무너무 부럽고 가난한 부모님을 원망한 적도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이 알게 된 한마음성인중학교에 학생모집 공고를 보고 전화를 했더니 마감 마지막 날이란다. 내년에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다음 날 아침까지 접수하면 된다는 말을 듣고는 너무 들떠서 잠을 설쳤다. 잠결에 교복을 입고 학교 다니는 꿈마저 꾸게 되었다. 다음 날 아침 둘째 딸애와 함께 학교에 가서 입학금을 내고 등록을 하였다. 너무 기뻐서 큰딸에게 전화했더니 너무나 잘했다고 하면서 나보다 더 좋아해 주었다. 그러더니 그길로 바로 나오라고 해서 나가니 책가방이란 필기용품을 사주었다. 또 들뜬 마음으로 막내에게 전화하니,“엄마 국민(초등)학교 졸업장이 있는지도 모르는데 벌써 책가방을 사면 어떻게”라며걱정을 하였다. 학교 다닌다는 생각에 들떠 미처 그 생각을 못 했다. 나는 그 당시 강원도 산골로 피난 와서 생활 하다 보니 너무 가난했다. 국민(초등)학교 4학년을 다니고 선생님의 배려로 바로 육학년으로 월반했지만, 육성회비를 내지 못해 매일 교무실로 불려가서 청소도 하고 시달렸기 때문에 2달만 다니다 학교를 그만두고 일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강원도 원주 동사무소에 졸업장을 신청했더니, 다행히 졸업장이 왔다. 나도 모르게 “야호” 소리를 질렀다. 7회 졸업생이란다. 나도 정말 학교에 갈 수 있게 되었구나라는 생각에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다. 늦은 나이에 새로운 환경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설렘으로 잠을 설치기를 몇 날 며칠이 지났다. 코로나로 인해 입학식도 제대로 하지 못해 아쉬움도 있지만, 지금은 학교에 다니고 있다. 처음에 영어 알파벳을 잘 몰라 식탁에 붙여놓고 열심히 외워서 지금은 어느 정도 읽고 쓸 줄 알게 되었다. 반 학생들과도 친해져서 언니 동생 하며 서로를 챙기고 있다. 친구들은 지금 배워서 뭐에 써먹냐고들 하지만 나는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 학교에 간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오늘 배운 내용을 잊어버리고 또 배우고 또 배우다 보면 하나는 배우겠지 하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특히 영어는 아직도 단어를 읽고 내용을 파악하는 것에는 어려움을 느끼지만, 열심히 하면 한가지라도 알게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 배움은 나를 기쁘게 한다. 나는 맨날 맨날 학교 가는 날만 기다려진다. 나는 오늘도 먼저 하늘나라로 간 남편의 사진에다 말한다. “학교 다녀올게요” |
‘자기계발 중독’ 에서 ‘자아탐구자’로 글쓴이 : KEEC 2020-08-24 17:36 |
「도덕의 계보학」(니체, 2020.4. 연암서가) 리뷰 ‘자기계발 중독’ 에서 ‘자아탐구자’로 춤추는 별(4W3) 나는 끊임없이 무언가가 되기 위해, 또는 무엇이길 바라며 달려왔다. 전 생애 계획을 일기장에 붙여놓고 어디까지 왔는지를 점검했다. 10년 단위, 5년 단위, 1년 목표를 세우고 그렇게 되어 있는 나를 상상하고 성취했다. 내내 “무언가”, “무엇을”, “그렇게” 바랬지만, 실은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여기에 없는 것 같다는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누구에게나 그랬겠지만. 항상 내 앞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해야 될 일, 두 갈래 길이 있다고 느꼈다. 그 때마다 우선적으로 해야 될 일이라 생각되는 것을 먼저 했다. 그리고 남겨진 욕망은 마음 한 켠에 꽁꽁 동여매어 두었다. 이 숨겨진 욕망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욱 애틋해졌다. 내 일기장 속의 계획은 착착 실현되고 있었지만, 일상속의 나는 무력감과 악의적이고 적대적인 감정에 풀이 죽은 자였다(45쪽). 누군가가 칭찬해주기를, 인정해주기를 기대했던 것일까? 내 생각 속에서 그리는 위대한 자의 표상을, 모델을 계속 찾았던 것 같다. 이것을 목표로 삶의 계획이 설정되어야 하니깐. 법으로 세상을 바꾸는 국회의원? 현장 속에서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시민운동가? 인간의 의식을 두드리는 작가? 블로그에 글을 쓰고 인스타그램과 팟캐스트, 유튜브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인플루언서, 강단에서 아이들에게 비전을 설파하는 교육자, 이런 것일까? 저런 것일까? 내 일기장 속의 plan A와 plan B는 맹렬히 작동하였고, 잠을 줄이고 휴식을 절제하며, 진로를 설계하고 공부했다. 마치 고행하듯이 훈련을 자청하였다. 그러나 나는 점점 잘 웃지 않게 되었으며, 찡그린 얼굴로 만성피로에 시달리며, 행복하지 않다고 느꼈다. 요즘 나는 이제 이런 훈련은 그만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이 영토에서 떠나지 못하는 고정된 자신을 한심해 하며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축적하는 행위, 자기계발의 습관 사실 우리는 무언가를 ‘집으로 가져가는’ 단 한 가지 일에만 진심으로 마음을 쏟는다. 그 외에 삶, 이른바 ‘체험’에 관한 일에 우리 중에서 과연 누가 진지하게 마음을 쓰겠는가? 아니면 그럴 시간이 충분하겠는가? 우리는 그러한 일에 한 번도 제대로 집중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우리의 마음이 거기에 가 있지 않고, 우리의 귀조차 거기에 가 있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이 세상사람 같지 않게 멍하니 자기 자신에 몰두해 있다가 마침 정오를 알리는 열두 번의 종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지자, 문득 정신을 차리고 ‘대체 몇 시를 쳤지?’라고 묻는 사람처럼, 우리도 때때로 나중에 가서야 귀를 비비고는, 무척 놀라고 당황해하며 ‘우리가 대체 무슨 체험을 했지? 더 나아가 우리가 대체 누구인가?’ 라고 묻는 것이다(「도덕의 계보학」, 니체, 2020.4. 연암서가 12쪽). 퇴근 후 나의 일주일은 이렇게 ‘집으로 가져가는 행위’로 꽉 차있다. 실질적인 스펙 쌓기를 위한 것부터 인성과 예술적 감수성, 리더쉽 등에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나름의 목표를 설정하여 픽한 온갖 배움으로 말이다. 그렇다고 나의 일과 중 업무가 녹록한 것도 아니다. 근무시간 중 업무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숨 쉴 틈 없는 회장님의 호출과 요청사항 처리, 이어지는 회의들로 꽉 차 있다. 화장실을 제대로 가지 못해 주기적인 방광염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 가족은 일과 중 나와의 연락은 기대조차 하지 않을 정도이다. 주중은 주로 인성과 예술적 감수성을 강화하기 위한 배움의 시간이다. 월요일은 패션, 화요일은 ‘클래스 101’ 원격 컬러공부, 수요일은 수채화와 캘리그라피, 목요일은 힌두명상, 금요일은 네트워킹을 위한 미팅과 스케쥴 조정을 위한 예비일로 남겨뒀다. 감각적인 내가 되기 위한 공부라고 스스로 처방한다. 마음치유학교, 퇴사학교, 온오프믹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크몽에서 주기적으로 배울거리를 검색한다. 포노사피엔스에게 필요한 팟캐스트와 유튜브 제작기법, 1인 독립출판, 블로그 운영은 기본이다. 이런 수업은 소위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한 공부로 분류된다. 주말은 커리어를 위한 스펙 쌓기에 집중한다. 리더쉽과 코칭능력을 키우기 위해 애니어그램, MBTI, NLP, 오라소마, 로고테라피, WPI, 퍼실리테이터 등의 단계별 교육을 받는다. 그리고 저녁에는 교수임용을 위한 저널스터디가 있다. 그리고 일요일은 가족과의 시간, 둘레길 산책을 위해 남겨둔다. 작업실 겸 서재로 쓰는 거실은 원래 남편과 나의 공용공간이었다. 남편은 책읽기를 정말 좋아한다. 나는 책을 읽기보다 모으는 것에 더 집중하는 것 같은데, 남편은 내가 사 모으는 책을 차근차근 읽어간다. 아침 일찍 일어나 내가 온갖 공부에 딸린 과제에 매달려 있으면, 옆에서 오롯이 책을 읽곤 한다. 그런데 얼마 전에 남편이 자기 짐을 몽땅 싸서 침실로 들여갔다. 이유를 물어보니 이제 더 이상 정신 사나워 여기에서는 책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남편의 이해가 되고도 남았다. 사방에 널려있는 페이퍼, 붓이며 물감이 짜진 파레트 등의 미술도구에 최근에 블로그 공동구매로 들여온 재봉틀까지… 마치 만국 박람회장처럼 내 공간이 벌려져 있었다. 나의 일상, 나의 주의가 체험 박람회장처럼 널브러져 있었다. 다시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누구인가가 되고 싶어서,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하는 나, 그 많은 체험 속에서도 나는 나를 찾지 못했다. 그 순간에 나는 웃지 않고 있다. 행복하지 않다. 무엇에도 집중되어 있지 않다. 지금 이것을 하면서 끊임없이 그 다음을 찾아 헤맨다. 보물찾기, 내 마음을 찾아가는 자아탐구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잘 알지 못한다. 우리 인식하는 자들조차 우리 자신을 잘 알지 못한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한 번도 탐구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느 날 우리자신을 발견하는 일이 어떻게 일어난단 말인가? “네 보물 있는 곳에는 네 마음도 있으니라” 라고 한 말은 옳다. 우리의 보물은 우리의 인식의 벌통이 있는 곳에 있다. 날개달린 동물로 태어난 우리는 정신의 벌꿀을 모으는 자로 언제나 그 벌통을 찾아가는 과정 중에 있다(「도덕의 계보학」, 니체, 2020.4. 연암서가 11쪽). 서로 바쁜 우리 부부는 주말에 2~3시간의 산책을 함께 하며 밀린 대화를 하곤 했다. 부암동 언덕을 거쳐 윤동주 문학관 앞에서 버스를 타고 돌아와 집에서 비빔국수를 해 먹기도 하고, 컨디션이 좀 더 좋으면 걸어서 인왕산 스카이웨이를 거쳐 경복궁역 서촌시장에서 밥을 사먹고 돌아오기도 한다. ‘만선’에서 쭈꾸미 무침을 한 사라 시켜 콩나물을 듬뿍 넣고 고추장에 참기름도 한껏 둘러 벌겋게 밥을 쓱쓱 비벼먹거나, 줄을 좀 서기는 하겠지만 계단집에서 소주 반 병과 와사비를 조금 뿌린 초고추장에 소라를 찍어 베어 물고, 해산물 라면 한 숟갈 호로록 곁들여 먹은 후, 낮술에 얼큰해진 얼굴과 그만큼 풀어진 마음으로 버스를 타고 남편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길, 상상해보라. 정말 맛있고, 재밌고, 행복한 느낌이지 않은가? 남편은 이 시간 속에서 여유로움과 평안함을 고스란히 즐기고 있었다. 정작 나는 그렇지 못하다. 매번 이렇게 보내는 시간이 아깝고 무언가 유익하게 시간을 활용하지 못했다는 손해 감정에 산책을 출발하기 전부터 불편한 마음이 들곤 했었다. 그런데 지난 주말, 내 혀에 닿는 고추장 맛이 더욱 매콤달콤하게 느껴지고, 돌아오는 길의 차 소리가 더 우렁차게 귓가를 때리고, 지나치는 나무들의 초록빛 잎 색깔이 더욱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남편이 그 동그란 얼굴이 더 동그래지도록 한껏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 짓는 표정도 발견했다. 나는 이때까지 ‘삶에 맞서는 삶’이라는 자기모순에 빠져 있었던 것은 아닐까? 모든 수단을 강구해 자신을 보존하려고 하며, 자신의 생존을 위해 싸우는, 퇴화해가는 삶의 방어본능에서 생기는 금욕적 이상으로, 피로에 지쳐가는 삶. 내 감정과 마음은 내가 살아가는 현장에 있지 않았다. 오직 해야 할 일들 속에서 최대한 계발되어진 어떤 표상에 볼모로 잡혀있었다. 해야 될 일이란 ‘무언가를 집으로 가져가는’ 행위이다. 이것은 축적하는 것이며 오로지 성장에 포커스를 두는 것이다. 무언가를 하는 그 순간에도 내 감각과 나의 주의는 거기에 없으며 스스로 매긴 가치에 기반한 ‘의미’만이 있었다. 어떤 것을 배울 때 이것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어디에 쓰일 것인가를 계산하며 그로 인해 도출될 결과, 목표에 그 의미를 두었다. 나의 진짜 욕망이 무엇인지는 들여다보지 않았다. 내 인식의 시선은 내부가 아닌 바깥을 향했다. 오로지 반응체로만 작동했고 피곤했고 생기가 없었다. 그토록 많은 배움 속에서 그 체험은 나에게로 통합되지 못했다. 나의 자기계발 행위는 마치 곁눈질 하며 몰래 은신처에 이 보따리, 저 보따리 싸서 숨겨두며 안전하다 여기며 영리하다 자만하는 약자의 공부였던 걸까? 바리바리 쌓아 축적하였지만 내 것이 되지 않았고 내가 되지 못했다. 배우는 것 자체를 좋아하였지만 목적이 설정되고 의미부여가 되어버리니 달성해야할 과제로 변형되었다. 키는 불쑥 자랐지만 속빈 쭉정이 같은 오랜 자기계발 습관에서 벗어나, 진짜 나를 발견하는 일. 무엇이 되기 위한 자기계발이 아니라, 오로지 내가 되기 위한 공부. 내 마음 속 보물을 찾아가는 진짜 공부를 해야 할 때이다. |
한국형에니어그램 4단계 소감문 / 김희령 대학생 인턴 글쓴이 : KEEC 2020-08-02 15:37 |
인턴십과정 중 참여하게 된 이번 한국형에니어그램 4단계 교육을 통해서 나에 대해 깊이 있게 알 수 있고 나를 한층 더 성장시킬 좋은 기회가 되었다. 전공 수업에서 배운 내용과 결합하여 배우는 내용이 다소 있었기 때문에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으리라 생각하며 그저 4단계를 배운다는 설렘만 떠안고 수업을 듣게 되었다. 아직은 학생인 나와 현장에서 활동하시는 다른 선생님들과 차이가 확연하게 보여서 조금 주눅이 들었었다. 조별로 이야기를 할 때도 조원분들께서 감사하게도 나를 조장으로 뽑아주셨지만, 조원분들보다 지식이 짧다는 사실이 큰 부담을 품게 했다. 다행히도 서로의 고민에 대해 자기 일인 것처럼 반응해주시고 서로 칭찬도 하면서 보내었더니 분위기도 매우 좋은 편이었고 나에 대해서 실망하신 분들도 없었다. 이런 나의 모습을 통해서 나에 대해 완벽한 모습을 추구하려는 강박이 있다는 사실을 조금 깨닫게 되었다. 2유형 사람들이 나보다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때문에 우선순위에 나는 주로 없다고 하는데 이 행동을 통해서 나는 정말 자신에 대한 배려와 소중함이 없다고 느껴졌다. 또한, 2유형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방어기제가 ‘억압’인데 나는 억압보다는 합리화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쉬는 시간에 인턴들과 함께 게시판에 붙어있는 방어기제에 관해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2유형의 방어기제가 억압으로 되어 있어서 나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는데 주변에서 억압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고 말씀해주셔서 나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다. 회장님으로부터 ‘식사용’에 대하여 배울 때 스스로 느끼기에 별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굳이 배우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 날 ‘식사용’에 대해서 공원에 나가 실습을 할 때 이론만 쉽게 느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용서하지 못한 사람들이 몇몇 있지만, 그중에서 3명을 고를 수 없어 최근 나를 가장 힘들게 만들었던 2명만 뽑아 진행하였다. 하지만 진심으로 용서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고민하고 또 생각하면서 겨우겨우 한 명은 마음을 다해 용서하였다. 하지만 남은 한 명은 끝까지 용서할 수 없었고 소감문을 쓰는 지금도 용서하지 못하였다. 실습이 끝나고 교수님께 여쭤보았다. ‘저는 한 명을 아직 용서하지 못했는데 이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교수님께서는 ‘상대방의 지위나 나이 같은 것 때문에 하고 싶었던 말을 다 하지 못했기에 용서할 수 없었던 거예요.’라고 말씀해주셨다. 교수님 말씀이 맞았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고 상대방의 지위가 높아서 제대로 말할 수 없었던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른 뒤에 다시 마음을 다잡고 용서하는 시간을 가져서 나는 그 상대방뿐만 아니라, 용서하지 못한 모든 사람에 대해 용서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졌다. 이런 부분에서도 방어기제가 나타난 것 같다. 내 솔직한 심정을 듣는 사람이 아무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양심에 찔려 억압했기 때문에 하고 싶었던 말을 다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어기제가 억압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 내가 정말 나에 대해 억압을 하면서 채찍질을 많이 해온 것이 비로소 느껴졌다. 조주영 교수님 시간에서 발달수준 9수준에 대해 배웠다. 에니어그램 검사할 때 나온 점수로 내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 계산할 수 있었지만, 검사지가 집에 있어서 계산할 수 없어서 추측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 너무 아쉽게 느껴졌다. 그래도 교수님께서 각 단계에 있는 사람들의 특징에 대해 매우 상세하게 설명해주셔서 내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 추측하는 재미가 있었다. 내가 느낀 바로는 4수준인 것 같다. 준 만큼 받는 것을 기대하고 바라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기브 앤 테이크가 정당하고 공정한 것이라고 배우며 자랐기 때문에 환경에 의해서 이런 것이 형성된 것 같다. 하지만 환경을 바꾸면 사람이 변한다고 하셨듯이, 주는 기쁨을 반복적으로 맛보다 보면 나도 어느샌가 준 만큼 받는 것을 기대하는 사람이 아닌, 주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1, 2, 3수준 사람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저녁을 먹은 뒤에는 명상시간이 있었다. 저녁 먹은 직후에 명상시간이 있어서 나도 모르게 졸까 봐 걱정이 많았지만, 총무님 말씀처럼 움직이면서 하는 명상이어서 재밌게 할 수 있었다. 나는 명상이라고는 친구 따라서 한두 번 해본 것이 전부이다.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으므로 나와는 거리가 멀게만 느껴졌다. 티는 안 냈지만 걱정한 만큼 재밌게 느껴져서 오히려 즐기면서 명상시간을 보내었다. 생각도 많고 걱정도 많아서 항상 정신이 없었는데 명상시간만큼은 어떠한 걱정도 어떠한 생각도 하지 않아서 생각을 정리하고 차분해질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매일 바쁜 생활 속에서 여유로움과 평화로움을 갈망하였지만, 생각보다 가까이서 찾을 수 있다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어서 너무 유익하고 좋은 시간이 되었다. 나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나 스스로 배려가 없는 사람이지만 누구보다도 나한테 관심이 많다. 에니어그램은 나에 대해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사용설명서 같은 존재가 되었다. 4단계 수업을 통해서 4.5단계, 5단계 수업을 듣고 나에 대해 더 자세하고 깊이 알고 싶다는 목적이 생기게 되었다. 비록 3단계를 넘고 바로 4단계를 듣게 되어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지만 내 인생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확실하게 단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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