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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행복종합선물세트(5)- 2019년 여름은 아름다운 도시, 여수와의 만남으로 꽃피웠다 - 글쓴이 : KEEC   2019-12-24 17:13
여행은 행복종합선물세트(5)
- 2019년 여름은 아름다운 도시, 여수와의 만남으로 꽃피웠다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몽돌해수욕장의 전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탁 트이고 힐링이 된다. 바다 물에 발을 담그니 바다물이 찰랑이며 다리를 간질인다. 느낌은 시원하다. 우리는 함께 바다 물에 발을 담그고 그 발 사진을 카메라에 담는다. 사소한 체험 하나하나가 즐겁다. 하하~호호~^^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행복감으로 충만하다. 이어서 햇볕에 달구어진 몽돌위에 앉아 또 다른 몽돌을 양손가득 준비하여 복부에 안고 명상모드를 취한다. 눈을 감고 명상 삼매경에 빠져든다, 몽돌에 부딪치는 잔잔한 파도소리가 자연음악이고 명상음악이다. 달구어진 몽돌이 치유에너지를 전해주나 보다. 그 기운이 전신으로 퍼지며, 몸과 마음의 독소를 정화시켜주는 느낌이다. 마음이 평온해지며 온 몸과 마음으로 스며드는 감동의 물결이 있다. 우리는 이 체험활동을 "몽돌찜질명상"으로 이름을 지었다. 엉덩이도 복부도 따뜻하여 명상치유효과가 더 극대화되는 느낌이다. 짧은 명상을 통해 몸도 마음도 가뿐하다. 이 여행이 끝나도 이 명상시간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몽돌찜질명상"이 몸과 마음에 치유효과를 주는 게 확실하다. 심신의 가벼워짐을 느끼며 우리는 이 체험에 흠뻑 빠졌다. 여건이 닿는다면 초도에 머무는 동안 하루한번씩 방문하고픈 마음이다. 다른 한 편에서는 세 아이가 물속에서 즐겁게 놀고 있고, 아빠인 듯이 보이는 분이 마냥 신나게 노는 세 자녀들을 사랑스런 눈빛으로 지켜보고 있다. 참 좋은 해수욕장이다. 일반 해수욕장은 사람이 많아 제대로 못 누리는 여유로움을 이곳에서는 맘껏 만끽할 수 있다. 애들 아빠에게 다가가 초도주민인지 물어보았다. 처가댁이 초도 대동리라고 한다. ‘휴가를 이용해 처가에 오신 건가요?’라고 묻자, 그렇다고 한다. ‘복 받으셨네요.’하니까, 웃으면서 그렇단다. 그분의 부인이 초도가 고향이니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부자일 것 같다.
  몽돌해수욕장 뒤에 민박집이 있다. 민박집 마당 한 편에 있는 고인돌이 눈에 띤다. 저 고인돌에 어떤 스토리가 담겨 있을까? 몽돌해수욕장에서의 여러 체험을 마치고 무작정 민박집으로 귀가하는 중에, 몽돌해수욕장 가는 길에 보았던 전망 좋은 이웃집이 아름답기도 하고, 혹시 사람이 나왔을 까 궁금하여 자연스럽게 시선이 그 집 쪽으로 향한다. 때마침 주인이 잔디를 깎고 있다. 와~우! 서로 생면부지이지만 그저 반갑다. 우리는 그 집 주인에게 인사를 하며 그냥 들어섰다. 그 분은 길 지나가는 행인임에도 반가이 맞아 주신다. 잔디 깎던 것을 서둘러 정리하고는 커피를 대접하시겠다고 한다. 곧이어 보기에도 구미가 당기고 마음 설레게 하는 냉커피를 내어오신다. "어쩜~!!!" 참 따뜻하고 훌륭한 분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는 참외도 내어오신다. 우리가 이곳을 지나가는 길에 커피 마시고 싶고 참외 먹고 싶다고 했던 것을 다 이루어주셨다. 별도로 말씀 드린 것도 아닌데~~~, 뭔가 통한 느낌이다. 한편으론 감사하고, 또 한편으론 우리의 소원이 이루어져 신기하다.
  커피를 마시고, 참외도 맛있게 먹으며,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우린 많은 얘기를 나눈다. 특히 주인장이 원래 부산 분으로 여기까지 온 사연에 관심이 쏠린다. 그는 이곳에 정착하기 전에 낚시를 다니다가 이곳을 만났다. 그리고 부산에서 공직생활을 마감할 즈음에 짬짬이 드나들며 집을 짓고 머물게 되었다. 그 분의 부인은 아직 부산에서 일을 하고 있고, 가끔씩 이곳에 온다. 이전 저런 얘기를 들다보니, 그 분은 초도생활의 예찬론자가 되어 있었다. 자연이 잘 유지되고 있는 초도에서 살며 공직생활 중에 못했던 것들을 맘껏 하고 있다. 그간 보고 싶었던 책도 많이 읽으며, 행복하고 멋진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듯하다. 한 달에 한번 정도 부산을 가기도 하지만, 3일만 지나면 얼른 초도로 되돌아오고 싶단다. 그는 한번 부산을 다녀올 때면 창고형 대형서점에 들러 보고 싶은 책을 한보따리 사온다. 그렇게 부산 다녀오는 경비, 책 값 등을 포함하여 초도에서의 한 달 생활비가 50만 원 가량 소요된다. 이렇게 생활비가 매우 조금 드는 것은 초도에서 생활하는데 많은 것을 자급자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놀랍다. 그분의 멋진 인생2막을 응원한다.
  오후 5시쯤 우리일행과 김진수 시인, 그리고 시인의 지인 두 명이 함께 초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상산봉을 올랐다. 무작정민박집 뒷길을 따라 오른다. 나는 산을 참 좋아하기도 하고, 잘 알아가는 것에 관심이 많다. 산, 숲 등 자연을 공부하고, 자연 재료들을 내가 연구하고 있는 통합상담 및 힐링 프로그램에 반영하여 전인적 통합치유를 하는 것에 깊은 관심이 있다. 그런 내게 이번에 이렇게 책과 인터넷 검색자료로만 접했던 상산봉을 직접 오르는 기회가 주어지다니. 설렘으로 가슴이 벅차다. 동네를 지나 산 입구에 다다르자 상산봉을 가리키는 팻말이 눈에 띤다. 초도에 사는 주민이 많이 줄어들어, 자연히 이곳을 오르는 사람도 많지 않나 보다. 길이 덮일 정도로 풀이 제법 많이 자라 있다. 한편으로는 초도가 풀이 많아 초도라는 말도 실감난다. 초도의 풀은 등산로뿐만 아니라 가는 곳곳마다 잘 자라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
  상산봉을 오르면서 중간 중간 아래로 내려다보면 바다가 보인다. 산 정상에 오르면 얼마나 더 제대로 보일까? 기대감을 안고 한 걸음 한 걸음 정상을 향한다. 중간에 샘터 100걸음이라는 안내판이 보이지만 들리지 않았다. 이번 등산에서 우리의 주된 목표는 상산봉 정상까지 오르는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시간을 지체하면 어두워져 곤란해진다. 중간에 쉬어갈수 있는 정자도 두어군데 있다. 산중턱 곳곳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작은 군도들이 마치 어미와 아기의 모습처럼 느껴지고, 사랑스럽다. 상산봉을 오르는 동안 많은 것을 배우는 기회도 주어졌다. 해박함을 갖춘 김진수 시인이 초도의 문화를 기반으로 상산봉과 바다, 여러 군도들, 풀이름, 약초이름 등에 대해 설명해준 덕분이다. 함께 오르며 나눈 여러 대화들이 참 값지다. 김진수 시인, 그는 누구인가? 그는 시인이다. 그리고 섬전문가인가?, 향토사학자인가?, 문화인류학자인가?, 숲전문가인가?, 약초 전문가인가?, 음식전문가인가?, ? ! ., 이 모든 수식어가 그에게 어울린다. 우리에겐 시인과 함께 한 이번 초도여행이 참 감사한 기회이다.
  상산봉을 오르는 길에 만난 망개나무에 탐스런 망개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한 알을 따서 입에 넣고 씹어보니 마치 사과향이 입안에 쫙 퍼지는 듯하다. 나도 몇 년 전부터 숲 공부를 시작한 덕에 산에 오를 때마다 보이는 게 늘고 있음을 느낀다. 한 멤버가 많이 안다고 칭찬해 준다. 산을 오르며 초도의 풀, 나무, 약초들과 문화에 대해 즐거운 현장학습을 하고 있다. 드디어 정상! 오늘은 새로운 기록을 세운 날이다. 정상에서 바라본 전경이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훌륭하다. 시인의 감성이 있다면 더 멋지게 표현해 보고 싶다. 정상에 오른 뿌듯함, 뻥 뚫린 시야, 모든 시름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사방을 둘러본다. 이쪽은 대동마을, 여기는 의성이네, 그리고 저쪽은 진막이고. 와 ~ ! 상산봉에서는 초도전체가 다 보인다.
  사방을 돌며 카메라에 담는다. 그것만으로는 아쉬워 사방을 돌며 동영상을 찍는다. 그리고  더 큰 상징적 카메라인 마음에 담았다. 이게 여행의 묘미지. 산 정상에 우뚝 선 바위들, 그리고 내려다보이는 마을, 바다, 여러 군도들, 그 모든 것들이 조화를 이루어 장관이다. 맑은 날은 상산봉 정상에서 바라보면 제주도, 거문도, 해남까지 보인단다. 시인은 뭔가 희미한 것을 가리키며 설명해 준다. 후일 여건이 닿아 리마인드 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초도 상산봉을 꼭 포함하고 싶다. 다시 추억여행을 하면서 또 멋진 스토리를 더해갈 수 있으리라. 초도 상산봉 리마인드 여행에 대한 희망을 품으며, 마음이 흐뭇하다.
  상산봉은 해발 339m이다. 완만한 능선으로 이루어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오를 수 있다. 보통 우리가 산을 오를 때는 산중턱에서 오른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 대동마을 포구, 즉 바다에서부터 상산봉을 올랐다. 그러니 해발 339m를 제대로 오른 것이다. 보통 육지에서 하는 산행으로 치자면 해발 500m는 될 것으로 짐작된다. 상산봉은 성인이 포구에서 한 시간 정도면 오를 수 있는 산이다. 그러나 우리는 정자에서 쉬어가기도 하고, 숲과 약초 공부도 하며 오르느라 시간이 좀 더 걸렸다. 상산봉 정상에는 김진수 시인의 시, “초도에 가면”이 있다. 시집에서도 읽었지만, 산 정상에서 다시 읽어보니 그 느낌이 색다르다.
  『가슴에 별이 진 사람 초도로 가라 / 여수항 뱃길로 48마일 / 삼산호, 신라호, 덕일호, 훼리호 / 순풍호, 데모크라시, 줄리아나 오가고 / 뱃길 빨라질수록 발길은 멀어도 / 해초처럼 설레는 낭만은 있다 / 이슬아침 소바탕길로 상산봉에 오르면 / 낮고 낮은 햇살에도 퍼덕이는 금비늘 / 희망은 가슴 터질 듯 수평선에 이르고 / 달빛 수줍은 갯바탕길을 따라 / 은하수와 시거리 이야기꽃 정다운 / 초도, 그 아름다운 풀섬에 가면 / 아직도 총총한 별들이 뜬다.』
  여수의 오동도에서도 김진수 시인의 시를 본적이 있다. 한편, 무작정 민박집은 여느 민박집과는 운영철학이 다르다. 우리 팀도 처음 무작정민박집에 연락하여 숙박을 예약하고자 했을 때는 거절당했다. 그런데 뭔가에 끌려 다시 전화를 하였고, 몇 가지 질문하는 과정에서 정보를 주고받으며 시인의 지향방향을 알게 되었다. 그 내용이 우리팀의 지향방향과 유사점이 많게 느껴졌다. 가장 큰 공통분모는 웰니스,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나는 우리팀의 대표로서 이게 바로 우리가 찾던 여행이라는 점을 피력하며 간청한 결과 숙박을 승낙 받게 된 것이다. 서로 공통분모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 시인도 우리팀의 숙박을 수용하기 위해 가족휴가 일정까지 조정했다. 우린 서로 생태관광 지향, 초도 알리기, 주민과 함께 하기, 정보교환, 소통, 미래 발전전략 수립 등에서 통하는 면이 있다. 시인은 초도의 문화를 잘 전승하고 건강하게 발전시키며 유지 증진해 가는 것에 온 정성과 에너지를 쏟고 있는 듯하다. 대단한 향토애다. 그리고 무작정 민박집을 거쳐 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러한 가치를 공유하고 긍정적 파장을 기원하는 마음이 보인다.

  상산봉 정상을 다녀오는데 2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오늘의 저녁식사도 초도어민회관에서 했다. 초도의 자연산 식재료로 정성을 담아 요리한 맛깔스런 한상차림을 받았다. 맛과 신뢰는 이미 확보하였기에 오감을 충족하며 맛있게 먹었다. 나는 평소에 가는 곳마다 나의 일과 관련된 유·무형의 교보재 구하는 것을 즐긴다. 구해진 자료들은 내가 가끔 운영하는 푸드아트테라피의 소재로 이용된다. 이곳 초도에서도 뭔가 구할 것이 있을 것 같다. 몽돌해수욕장에서는 예쁜 조개껍질을 몇 개 구했다. 시인에게 나의 이런 관심사항을 나눈 적이 있다. 시인은 그것을 기억하고 초도어민회관 주인장에게 요청하여 마침내 엄청 큰 전복껍질을 구했다. 보통 전복껍질보다 몇 배 크다. 일반 어른의 주먹보다 크다. 내 생애 최고로 큰 전복껍질을 손에 넣은 것이다.
  오늘 구한 큰 전복껍질은 내게 매우 의미 있는 재료이다. 몇 년 전 전복껍질을 주재료로 하여 “전복마을 이야기”프로그램을 운영한 적이 있다. 푸드아트테라피의 세부 진행내용 중 하나이다. 똑같은 방식을 취하기보다 좀 더 발전적으로 이어가는 것도 나의 소확행(小確幸: 작지만 확실한 행복)중의 하나다. 푸드아트테라피의 주재료는 음식이다. 음식을 심신치유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그 자체로서 매우 많은 강점이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아무리 좋더라도 필요이상의 음식낭비는 마땅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나는 자연재료나 여러 식재료의 껍질이나 씨앗 등을 발굴하고 활용하는 것을 추구한다. 그럼으로써 가능한 먹는 음식의 낭비를 최소화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이 쉽고, 재미있으며, 즐겁게 참여하는 동안 전인치유가 가능하도록 조력하는 것이다. 나의 이런 노력이 수년째 이어져 오고 있음을 아는 우리 멤버들이 오늘의 전복껍질 획득을 축하해준다. 감사인사로 화답한다. 오늘은 몽돌찜질명상, 좋은 이웃 사귀기, 상산봉 오르기, 그리고 큰 전복껍질획득까지 알차고 차지게 꽉 채운 하루이다.

  2-4): 대동포구 방파제 아침산책b, 마을투어d(도보투어b: 몽돌해수욕장), 요리체험f(열무비빔국수: 점심식사), 안목섬 해산물채취 체험, 초도막걸리 제조가정 방문, 요리체험g(해산물 파티 & 전복죽: 저녁식사)

  초도에서 맞이하는 4일차 아침이다. 아침 6시에 기상하여 대동마을 방파제 산책을 하였다. 어제와 바닷물색이 다르다. 이 오묘함은 자연의 이치에 따른 것이다. 그것을 바라보는 즐거움의 맛도 그때그때 다르다. 무작정민박집을 드나들며 하루 한 번씩 꼭 빠뜨리지 않고 관찰하는 것이 있다. 바로 집 앞의 텃밭 울타리에서 자라고 있는 호박이다. 농작물을 자식처럼 여기는 농부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오늘은 어느 정도 자랐을까 궁금하고 관심이 간다. 하루하루 다르게 크고 있는 생명력이 놀랍다. 잘 자라주는 모습이 대견하고 사랑스럽다.
  산책을 하고 있는데 고흥 녹동항에서 출발한 거문도행 차도선(車渡船)이 초도를 경유하기위해 들어서고 있다. 초도에 차를 갖고 들어오려면 여수가 아닌 녹동항을 이용해야 한다. 저 배에 우리 멤버 한명이 타고 있다. 이번여행에서 여수일정은 함께 했었지만 잠시 일이 있어 집에 갔다가 오늘 초도로 들어오고 있다. 며칠 헤어졌었는데 저 배를 타고 온다고 생각하니 빨리 보고 싶고 기대되고 설렌다. 우리의 기다리는 마음이 이런데, 오랫동안 떨어져 지냈던 가족이나 연인이 저 배에 타고 있다면 얼마나 더 간절할까하는 생각이 든다. 초도 포구로 들어오는 차도선 왼쪽에도 또 다른 방파제가 있다. 큰 방파제와 방향이 다르다. 그 이유는 바람의 방향이 다르고 또 파도의 흐름, 물 흐름, 배 드나듦 등의 여러 여건을 고려한 것이라 한다.
  오늘 초도에 들어오는 멤버는 지난밤을 거의 지세우고 들어오는 것이다. 밤을 이용하여 운전하여 새벽에 녹동항에 도착했다가 시간 맞추어 초도로 들어오느라 많이 피곤할 것이다. 그녀는 잠시 쉬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함께 하고픈 마음을 잠시 접고 미리 들어와 있던 구성원끼리 몽돌찜질명상을 하고자 해수욕장으로 갔다. 몽돌해수욕장은 우리가 묵는 민박집에서 도보로 10~15분 거리여서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가는 길에 풀 섶에서 이 길이 생긴 유래를 새겨놓은 안내판을 새롭게 발견했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보니 안 보이던 것이 보인다. 몽돌해수욕장에 도착하여 본격적 몽돌찜질명상에 들어가기 전 사보작사보작 몽돌 위를 걸으며 예쁜 조개껍질을 찾아본다. 이 또한 작지만 확실한 행복중의 하나다. 한창 찾고 있는데 민박집에서 쉬고 있던 멤버로부터 12시에 국수파티가 있다고 연락이 왔다.

- 다음호에 계속 -


여행은 행복종합선물세트(4) - 2019년 여름은 아름다운 도시, 여수와의 만남으로 꽃피웠다 - 글쓴이 : KEEC   2019-11-22 18:30

여행은 행복종합선물세트(4)


2-2): 요리체험학습c(아침식사), 마을 투어b(소형트럭 타고 전체 돌아보기, 대동마을 보건소, 파출소, 테니스장, 폐교된 중학교,복지회관, 초도어민회관), 몽돌해수욕장a(몽돌 위 걸어보기), 스쿨펜션 방문, 황금전복손질법 학습, 참고동 맛보기(고동 까는 법과 고동껍질 활용 놀이 체험), 맛집 탐방e(저녁식사: 초도어민회관a), 바닷가 산책 및 밤낚시 구경b

 

초도에서 맞는 2일차이다. 초도에는 구멍가게 정도의 슈퍼만 있을 뿐 시장이 없다. 필요한 물품은 여수로 나가 조달해 와야 한다. 그러나 자연의 곳곳에 식재료가 늘려 있다. 그래서 잘 살아가려는 의지만 있으면 생활하기에 불편은 없어 보인다. 또는 초도 어민회관 등 몇 곳에 미리 주문하면 식사시간에 식사를 할 수 있다. 우리는 아침식사는 가능한 직접 요리해서 먹고, 점심이나 저녁은 사먹거나 해먹는 선택을 하고자 한다. 오늘도 아침식사를 위한 요리체험학습을 시작한다. 우리 멤버가 찬거리를 조금 준비해 간 것과 민박집에 준비되어 있는 반찬을 이용하고, 간단히 찌개를 준비한다. 훌륭한 식단이다. 김진수 시인의 부인은 요리솜씨가 뛰어난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식사시간이 더욱 즐겁다. 특히 열무김치 비법은 꼭 배워가고 싶다. 고향의 맛이 느껴지고, 먹고 난 뒤끝이 개운한 맛. 정말 맛있는데, “맛있다.”를 연발하면서도 딱히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렵다. 그냥 먹는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행복한 맛이다. 열무김치만 있어도 밥 한 공기 거뜬히 먹을 수 있는 사랑스런 맛이다.

창문너머로 보이는 마을 앞바다에 아침배가 들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아름다운 전경이다. 오늘은 또 어떤 사람이 들어오고 나갈까? 궁금하다. 오늘도 소형트럭을 타고 휘리릭 마을 투어를 한다. 첫 날은 무작정 민박집을 기준으로 포구 쪽에서 바라보며 오른쪽으로 돌았고, 둘째 날은 왼쪽으로 돌아본다. 이 또한 김진수 시인이 우리로 하여금 마을 윤곽을 보다 쉽게 파악하도록 돕기 위한 의도이다. 산허리로 난 길을 넘으며 시인이 구성진 남도가락을 뽑으신다. 산아지타령이라고 한다. “~!” 장단을 맞추고 싶게 한다. 우리 팀의 다른 멤버는 장단을 맞추는 데, 나는 이런 장단을 맞추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그저 감상하는 것으로 족하다.

마을투어를 하다가 차를 정차하고 내린 곳은 진막마을에 있는 초도스쿨펜션이다. 시인의 후배가 운영하는 곳이다. 그러고 보니, 시인은 우리가 온 첫날부터 만나는 사람마다 연배가 좀 높으면 형수 또는 형님, 연배가 좀 낮으면 아우 또는 제수씨로 지칭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온 동네가 한 공동체 또는 가족으로 연결된 느낌이다. 나는 이런 분위기를 어느 정도는 안다. 어린 시절 나는 나의 본인 창녕조가들만 모여 사는 집성촌에서 성장했다. 부모님세대들은 다 10촌 이내라고 들었다. 더 오랜 옛날엔 8촌까지 한솥밥을 먹었다고도 한다. 그러니 옆집 숟가락 숫자까지 알정도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초도의 분위기는 나의 어린 시절과는 다르겠지만, 서로 간의 긴밀도에서 닮은 점이 있어 보인다.

초도스쿨펜션은 폐교된 초도초등학교 진막분교장을 이용하고 있다. 학교가 운영되던 당시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복도에 학교가 제대로 운영되던 시절의 사진들이 일부 걸려 있다. 우리가 TV에서 많이 보던 강호동과 이수근이 이곳의 주인장과 찍은 사진도 보인다. 섬총사라는 TV프로그램에서 이곳을 방영했다고 하는데 아마도 그때 찍었나보다. 초도스쿨펜션, 운동장 풍경, 뒷산 풍경, 뒤로 보이는 교회당, 저 멀리 바라보이는 앞바다 풍경들이 다 아름답다. 다만, 이곳의 인구가 줄어들고 있어 그 빈자리의 흔적이 다소 쓸쓸하게 전해진다. 우리가 초도스쿨펜션의 이곳저곳을 돌아보는 동안 어떤 분이 해녀로부터 막 따온 전복을 사왔다며 들고 들어온다. 내용물을 들여다보니 전복의 크기가 매우 크다. 그리고 황금색을 띄는 황금전복도 있다. 이처럼 큰 전복과 황금전복은 처음 본다. 시인은 황금전복 손질법을 안내한다. 우리뿐만 아니라 그곳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며 귀담아 듣는 표정이다. 배움은 끝이 없다는 말이 실감난다.


펜션 주인장이 잠시 쉬었다 가라면서 건강차를 내어온다. 초도산 약초로 달인 물이라고 한다. 이어서 고동도 드셔보세요라며 또 내온다. 고동의 종류가 여러 가지라고 한다. 김진수 시인은 우리가 궁금해 하는 내용들을 백과사전처럼 족집게로 설명해 준다. 우리들의 또 다른 질문이 이어지면, 설명이 더 깊어지고 자세해진다. 다투리 고동은 쌉쌀한 맛인데 그 물은 달다. 직접 산지에서 고동을 먹어보는 것도 처음이다. 우리는 고동을 다 까먹고 초도어린이들이 하며 자랐다는 고동 껍질이용 공기놀이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그리고 공기놀이 속의 솥 걸이 놀이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우리는 참고동과 다투리 고동을 비롯하여 초도의 문화에 대해 조금씩 배워간다. “재밌다.” 고동 껍질에서 천재수학자 피보나치의 수열도 보인다. 이러한 것들은 내가 많이 연구하고 활용하는 푸드아트테라피의 소재이기도 하다. 갑자기 프로그램 아이디어가 떠올라 나중에 이용하고자 사진도 찍고 수첩에 메모도 남긴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쓸모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한참 놀고 있는데, 주인장이 이번에는 수박을 내어 오신다. ~ !, 수박 맛이 참 달고 시원하다.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초도민의 후한 인심을 제대로 확인하는 대목이다. 감사하고 또 감사할 따름이다. 초도스쿨펜션을 떠나오며, 마음 깊은 곳에서 절로 기원이 우러난다.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번창 하세요. 그리고 행복하세요.”

이어서 우리는 대동해수욕장에 들렸다. 검은 몽돌 해변이 있어 몽돌해수욕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동글동글 몽돌의 느낌이 정말 좋다. 김진수 시인은 바다를 향해 몽돌을 이용하여 물수제비뜨기 놀이를 하신다. 얇은 돌을 골라 물 위로 비껴가게 잘 던져야 그 돌이 탐방탐방 수면을 스치며 지나간다. 나도 낙동강 상류 지역에서 성장하며, 어린 시절 많이 했던 놀이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소환하며 얼굴에 미소가 피어나고 온몸으로 퍼진다. 몽돌 위를 사보작사보작 걷노라니 아기자기하게 귀여운 몽돌들도 보인다. 조개껍질이 몽돌에 붙어 있는 것들도 발견된다. 신기하고 앙증맞고 아름답다. 민박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대동리 보건지소, 파출소, 주민을 위한 테니스장, 폐교된 초도중학교 모습 등 두루 둘러보았다. 폐교된 초도중학교는 비어있고 풀이 무성하지만 위치는 참 좋아 보인다.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건강한 느낌을 주는 곳, 딱 힐링 공간이다. 이런 곳에서 그동안 연구해오던 힐링프로그램을 제대로 열어보고 싶다. 맑고 건강한 공간에서, 건강한 먹거리로 요리한 음식을 먹고, 괜찮은 힐링프로그램을 통합하여 운영하면 조화를 잘 이룰 것 같다. 그 과정과 내용은 전인치유와 웰니스를 지향하고, 후성유전학적 의미와 가치를 갖도록 하고프다. 그동안 이러한 방향의 꿈을 안고 열망하며 준비해왔다. 그리고 다년간 부분적으로 운영해오고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정말 이곳에서 꿈꾸어오던 내용을 실현하기엔 현실적으로 여러 어려움이 있다. 아쉬움을 담은 엷은 미소 한 가닥으로 마음을 접는다. 나의 꿈은 변함없이 현재진행형이다. 원하는 만큼은 아니지만 대안 책이 있다. 희망을 안고 발전시켜 가고 있다.

저녁식사는 초도어민회관에서 했다. 미리 주문하여 하는 식사이다. 이곳에서 꾸리는 식단은 거의 대부분이 초도에서 난 산물들이라고 한다. 어민회관은 정해진 식사시간 외에는 문을 닫는다. 식재료 준비를 위해 직접 밭이나 바다, 또는 산으로 나가므로 일반 식당처럼 아무 때나 식사할 수 있게 운영할 수는 없다. 초도어민회관에서의 식사는 음식도 맛있지만, 식재료의 대부분이 청정한 초도에서 난 자연산이라는 설명에 신뢰가 깊어진다. 어제 오늘 몇 차례 회관과 그 주변을 지나가며, 식재료를 직접 준비하는 것을 봐왔기에 정직한 음식임을 확신한다. 집밥같은 정성이 느껴지는 정갈한 밥상이다. 우리들은 담소를 나누며 맛있게 식사를 한다.

식사를 마치고 민박집으로 돌아가고자 현관문을 나서려는데 문간에 놓여 있는 호박잎이 눈에 들어온다. 반가운 마음으로 다가가 시선이 머문다. 호박잎을 쳐다보고 있자니 주인장께서 다가와 호박잎은 물론 감자와 옥수수까지 한보따리 싸주신다. 시장도 없는 초도에 외지에서 들어와 찬거리를 고민하는 우리들의 사정을 읽고 있는 듯하다. 여하튼 참 감사하다.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어디서 이런 후한 인심을 또 경험할 수 있을까? 감동의 물결이 마음속으로 스며든다. 정말 마음 푸근하고 행복한 시간의 연속이다. 오늘도 밤에는 바닷가를 산책하고 또 밤낚시도 구경했다. 우리의 평소 일상은 회색건물이 즐비한 경직된 도시 삶이다. 비록 며칠이지만, 번잡한 도시를 벗어나 심신을 이완하고 힐링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선택한 이번여행에서 이런 여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참 귀하게 다가온다.

 

2-3): 대동포구 방파제 아침산책a, 요리체험d(아침식사), 마을투어c(도보 투어a: 몽돌해수욕장 찜질명상, 초도에서 이웃 사귀기), 요리체험e(미역냉국: 점심메뉴), 상산봉 오르기(풀과 약초 배우기), 맛집 탐방f(초도어민관b)

 

초도에서 머문 지 3일차이다. 나날이 초도에 대해 아는 것이 늘고, 또 마음의 여유도 늘어난다. 오늘부터는 대동포구 방파제까지 식전에 아침산책을 하고자 한다. 방파제에서 우리가 묵고 있는 무작정민박집이 아주 잘 보인다. 방파제 안쪽의 바다는 마치 호수처럼 잔잔하다. 태풍 등 유사시에 이 방파제가 중심을 잡고 대동마을의 보호막이 되어줄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보호막이 매우 중요할 때가 많다. 스스로를 잘 지키고 유지 증진해 가기위해서도 중요하고, 상호호혜적인 관계를 발전시켜가는 데도 중요하다. 부모와 자녀사이, 스승과 제자사이, 멘토와 멘티사이, 친구사이, 직장동료나 선후배사이, 이웃과 이웃사이 등에서 보호막의 작용으로 서로 지지받고 의지하며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믿음이 커지고 상호호혜적인 삶의 의미와 가치도 찾을 수 있다.

방파제 산책을 마치고 민박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대동마을에 사는 한 아주머니를 만났다. 서로 처음 만났지만, 반갑고 정이 담긴 인사를 주고받았다. 이런 아침 나눔이 자연스럽고 참 좋다. 그 아주머니는 양동이에 소라와 전복을 담고 있다. 이 많은 것을 아침에 잡았는지 궁금하여 물었더니 미리 잡아서 저장함에 담아 빠지에 묵어 놓았다가 챙기는 중이라고 한다. 깨끗하게 손질하여 먹기 좋게 만든 것을 친정집에도 보내고, 일부는 판매하기도 한단다. 아주머니의 친정집을 생각하는 정성이 아름다워 보인다. 아주머니가 해산물을 챙겨 막 귀가하려는 중이어서 잘 들어가시라고 인사하고 우리도 가던 길을 간다. 민박집으로 돌아오며 아주머니의 설명에서 나온 낯선 용어인 빠지에 대해 휴대폰으로 검색해 보았다. 네이버의 도움을 받아보니 바지선으로 안내되어 있다. 새로운 용어를 하나 더 알게 된 기쁨이 있다.


어민들은 바지선까지 갯배를 타고 들어간다. 갯배는 유명한 드라마 가을동화를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드라마에서는 강원도 속초에서 송혜교와 송승헌이 갯배를 사이에 두고 스토리가 전개되던 장면이 명장면으로 꼽힌다. 드라마촬영지인 속초 아바이마을과 중앙동을 잇는 갯배는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빠지, 갯배, 그리고 그런 사물과 연결된 여러 스토리들이 또 발전적으로 다른 스토리로 연결되어 깊어지고 확장되어간다. 작은 사물이 개인적 사연과 만나 연결감을 갖게 되고, 깊은 사유를 끌어낸다. 이런 과정의 반복은 무궁한 스토리를 남기고 발전시킨다. 이렇게 아름다운 초도에서 우리의 이야기는 더 풍부하고 멋있게 살찌워지고 있다. 가족상담 및 치료의 한 영역인 이야기치료에서는 우리의 삶이 이야기와 같다고 본다. 이 관점에서 볼 때 가족이나 개인의 문제는 이야기의 결핍 때문이다. 그러므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해주면 문제가 해결된다. 결국 이야기가 살찌면 우리의 삶도 건강해지고 질적으로 풍요로워진다. 우리가 초도에 머무는 동안 체험하는 것들 하나하나가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기존의 이야기와 연결되며, 살찌우는데 기여할 것이다.

무작정 민박집 앞까지 도착하여, 자그마한 텃밭 울타리에 달린 호박으로 시선이 간다. 김진수 시인이 손수 인공수정을 하여 열린 호박이라고 한다. 첫날 자그마한 호박을 본이래 그 호박이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것이 관찰된다. 나날이 자연의 경이로움을 새록새록 체험할 수 있다.아침식사를 마치고 오늘은 우리끼리 도보로 마을에 대한 세밀 투어를 조금씩 시도해 보기로 한다. 그간 두 차례에 걸쳐 김진수 시인이 차로 휘리릭 마을을 돌아보며 설명까지 곁들여주셔서 초도의 전체윤곽이 살짝 잡힌 듯하다. 마을 세밀 투어의 첫 시작은 포구쪽에서 무작정 민박집을 바라보는 방향에서 오른쪽을 향하여 가보기로 한다. 30미터 정도 가자 두 갈래 길이 나온다. 왼쪽은 의성방향이고, 오른쪽은 진막방향이다. 20미터 정도 더 가자 바로 또 다른 바다의 한 면이 내려다보인다. 아름답고 싱싱하고 맑은 분위기다. 우리의 숙소인 무작정 민박에서는 포구쪽 바다가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어 느낌이 좋다. 여객선이나 차도선이 드나드는 것도 잘 보이고 여러 이점이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 보는 바다의 느낌은 또 다른 느낌으로 그저 좋다. 이 바다는 대동포구쪽 바다와 작은 바닷가기슭을 사이에 두고 이어진다. 차타고 가며 볼 때랑, 직접 걸어가며 세밀하게 보는 것의 느낌 차이가 확연하다. 둘 다 의미 있고 좋지만, 지금 이순간은 걸으며 세밀 투어를 하는 것이 그야말로 최고다.

초도에 오기 전 여러 자료에서 초도엔 염소가 많다는 것을 알았다. 과연 곳곳에서 염소를 만날 수 있다. 풀숲에서 까만 염소를 보면 그저 반갑다. “저기도, 염소다. (어디요?) 오른쪽. (어머 정말이네). 안녕! 염소야!, 하하 (호호!)” 우리들이 주고받는 즐거운 토막대화다. 천천히 걸으면서 보고, 잠시 멈추어 관찰하고 즐기며 행복을 누린다. 우리가 묵고 있는 대동마을 무작정 민박과 몽돌해수욕장 중간정도 위치의 전망 좋은 곳에 그림 같은 집이 한 채 있다. 신작로 옆에 있는 집이고, 그 집에서 아름다운 앞바다가 대형 운동장처럼 펼쳐져 있다. 우리는 그 집을 이웃집으로 명명한다. 그 집의 정원엔 빠알간 고추를 펴놓고 말리는데 보기에 참 예쁘다. 길을 지나가다 들려 사진을 찍었다. 동행한 멤버가 커피한잔 얻어마셨으면 좋겠다고 한다. 나는 커피도 물론 마시고 싶고, 또 집 앞 텃밭에 참외가 보여 참외도 먹고 싶다는 의견을 나누었다. 그런데 아무도 내다보지 않는다. 아쉽게 그냥 몽돌해수욕장으로 향한다. 이곳의 몽돌을 옛날에는 일본으로 수출하기도 했단다. 또 여행객이 오면 몽돌을 무단 반출하기도 하여 지금은 그러한 것을 금지중이다. 몽돌의 반출을 막고 지키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다음 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