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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25) 글쓴이 : KEEC   2023-12-24 22:10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25)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나의 동물에 대한 불편할 정도의 예민함도 지금은 치유되었고, 동물을 귀여워하며 쓰다듬거나 안아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J나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 스토리를 제시해보고자 한다. 내가 개나 고양이 등 동물을 불편해 하는데 원인으로 작용하였을 것이라 추측하는 사건이 있다. 그것은 어렸을 때 언니가 이웃집 개에게 물려서 동네에 큰 소동이 일어났던 것을 목격한 것이 트라우마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언니가 매우 고통스러워했던 모습, 부모님과 동네사람들이 모여서 부산하게 그 사태를 해결해가던 모습 등이 지금도 얼핏 떠오른다. 그 이후 개뿐만 아니라 고양이 등 동물을 가까이 하지 않게 되었고 불편한 감정을 해소하지 않은 채 지내다 보니, 동물을 맞닥뜨릴 때마다 피하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길가다가 개나 고양을 만나면 여럿이 함께 그 옆을 지나갈 때는 크게 무리가 없으나 혼자 지날 때는 살짝 긴장하곤 했던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나는 내가 배운 치유방편으로 그 문제들에 대해 자가 치유 하였다. 나는 평소에 힐다모델속의 여러 치유방편(예: TRE, EFT, BSP, AT, AM, 치유춤 등)들을 적용하여 꾸준히 수련을 이어간다. 단순히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의식수준의 향상을 지향한다. 의식수준이 향상되면 될수록 통합되어 현존이 가능하고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뿐만 아니라 의식수준이 향상되기 전에 문제가 되던 것들이 유사한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게 된다. 나는 앞에 제시한 나의 동물에 대한 이슈를 전면으로 내세워 치유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TRE, AT, AM, 치유춤 등 여러 치유방편들이 다 긴장을 이완하고 심신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나 고양이 관련하여 직·간접적으로 놀란 것은 물론 그 외의 많은 긴장과 스트레스, 그리고 트라우마까지 해소 또는 완화해 주었을 것이다. 그렇게 꾸준히 수련한 덕분에 많은 것이 치유되었고 본질적인 나를 찾아가고 있다. 

 

  나의 이런 경험을 J를 비롯하여 참여자들에게 미니강의로 들려주며 J를 포함하여 참여자들이 각자 겪고 있는 어려움에서 뭔가 개연성을 찾아볼 수 있도록 추가 설명을 이어갔다. 즉, 고전적 조건형성, 조작적 조건형성, 가르시아효과 등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면서 습득될 수 있는 다양한 측면을 이해하도록 도왔다. 특히 가르시아효과에서 얻는 시사점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엉뚱한 맥락에서 두려움이 습득될 수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언어발달이전에 경험한 크고 작은 트라우마나 고차조건형성의 경우는 전문가가 아니면 찾아내기 어렵다.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뭔가를 습득하는 데는 명시적인 학습이나 기억뿐만 아니라 암묵적인 기억과 학습도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특히 부지불식간에 일어나는 학습의 영향을 절대 무시 못 한다. 내가 조력한 내담자 중에는 부모의 트라우마가 세대전이 된 사례가 꽤 있다. 전쟁트라우마를 비롯하여, 차사고, 화재사고, 건물붕괴 등 부모의 트라우마를 치유하지 않으면 세대 간에 전이가 된다.

 

  내담자 O의 엄마는 6.25전쟁 중에 갓난아기와 함께 피난 중이었다. 피난 중에 만약 아기가 울면 적군에게 발각되어 함께 피난하던 사람들이 다 위협에 처할까봐 아기의 우는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아기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고 한다. 그런데 상황이 진정되어 아기의 입을 막았던 손을 떼고 보니 아기가 죽어있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 당사자입장에서 얼마나 큰 아픔이고 트라우마이겠는가?!. 

 

  내담자 O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그녀의 엄마로부터 전쟁 중의 고충과 아픔, 불안에 대해 수시로 들으며 성장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 또한 수십 년 동안 엄마처럼 일상에서 불안으로 고통 받고 있다. 바로 전쟁트라우마의 세대전이 이다. O의 상황에서 그녀의 엄마가 그 상황을 O에게 얘기하지 않더라도 그녀는 영향을 받는다. 바로 몸이 전하는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엄마의 신경계 불안정의 영향을 받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전의 연재 글들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스티븐 포지스 박사의 다미주이론이 상황이해에 설득력이 있다. 자신이 신경계 위치[교감신경, 부교감신경(배쪽 미주신경, 등쪽 미주신경)]에서 어디가 활성화되어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다미주이론에서는 부교감신경계에서 가장 긴요한 역할을 하는 미주신경을 중요하게 여긴다. 

 

  미주신경은 열 번째 뇌신경으로 뇌간 영역과 여러 내장 장기를 연결한다. 이 이론에서는 자율신경을 조절하는 뇌간 영역을 강조한다.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사회참여체계와 연결된 배쪽 미주신경이 최적으로 작동할 때 건강, 성장, 회복의 기능을 다한다(노경선 역, 2020). O를 조력하면서 그녀는 성장기에 살아내느라 싸우기와 도망가기의 방어체계를 유지하였음이 드러났다. 그녀는 안전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늘 노심초사하며 성장하였다고 한다. 

 

 

 

  그녀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그녀가 엄마의 태중에 있을 때, 그녀의 엄마는 늘 불안하였다. 그 당시에 태내에 있던 아기(O)의 바깥세상은 엄마의 양수이다. 모체가 안정되지 않으면, 양수의 조건도 그에 상응하는 상태를 유지한다. 따라서 O가 엄마의 태내에 있을 때 세상은 안전하지 않고 불안한 곳이라고 태아프로그래밍이 되었을 것이다.

 

  엄마가 안전하지 않다고 지각(Perception, Neuroception 모두 고려)하면, 그것을 태아도 같이 느낀다. 그 과정을 거치며 태어난 아기는 성장하면서 늘 불안 속에서 교감신경이 활성화된 채 생활하였을 것이라 추측된다. 그녀의 신경지가 안전하지 않다고 받아들일 경우는 교감신경의 활성화를 하향조절 할 수 없다. 이 얼마나 안타깝고 가혹한 현실인가?!.

 

  다미주이론은 매우 유용한 이론이지만, 다루기에 방대하여 이 연재 글의 제한된 지면에 다 풀어낼 수 없다. 이 칼럼에서는 아주 간단하게만 소개한 것이다. 다행히 지금은 관련도서와 연구결과들이 제법 많이 발표되어 있다. 국내에도 관련 이론을 다루고 있는 번역 발간된 도서가 꽤 있으며, 그 중에서 다미주 이론을 단일주제로 다루는 것도 있다. 다미주 이론(노경선 역, 2020), 다미주신경이론(박도현 역, 2023)등이 그것이다. 

 

  한편, 많은 사람들이 큰 사건이나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가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은 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것에 대해 제대로 인식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내가 내담자나 직간접적으로 만난 사람들에 따르면, 그 모름으로 인하여 제3, 제4의 피해를 입게 된 사례가 많다. 어렸을 때, 또는 몇 년 전의 트라우마로 인하여 여전히 정말 너무 힘든데 가족이나 주변에서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다고 말할 때가 그러한 상황이다. 

 

  심지어 힐난하거나 의지력이 약하다고 치부할 때는 그 부정적 파장이 더욱 크다. 트라우마 치료 및 치유관련 전문가들은 트라우마적 기억이 의지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정해진 기간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치유하지 않는 한 평생 동안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치유하지 않은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느라 힘든 나날을 보내는 사람이 참으로 많다. 그러므로 트라우마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확대 교육이 시급해 보인다. 

 

  한편, Meg Arroll박사는 국내에 「스몰 트라우마」로 번역되어 있는 그녀의 책에서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발생하는 작은 정신적 상처들이 그 개인의 정서적 건강을 서서히 갉아 먹는다”고 경고한다.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현수 교수는 감수의 글에서 “작은 상처가 큰 병을 초래할 수 있다”라는 이 책의 주장은 분명한 진실이며, 우리나라를 스몰 트라우마의 독소가 넘쳐나는 사회로 진단한다.

 

  그는 “애써 괜찮다고 말하며, 대단치 않다고 자신을 속이며 상처를 숨긴다면, 작은 구멍 하나가 둑 전체를 무너뜨리듯이, 가랑비에 자신도 모르게 온 몸이 젖듯이, 작지만 강한 독소를 지닌 상처가 누적되면 결국 우리를 무너지게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을 조용히 무너뜨릴지 모르는 독소에 대한 해독제를 처방받고 함께 치유해 나가기를 바란다는 염원을 보여주고 있다. 

 

  Meg Arroll박사는 위에 제시한 책에서 각자 직면하는 문제들에 대해 체념과 수용은 매우 다름을 다루어 주고 있다. 체념은 심리적 경직, 무력감과 억압감, 자기비판과 자책, 결핍의 사고방식, 포기나 단념, 어려움 견디기, 버티기, 변화를 회피하기, 저항, 판단중심의 특징을 보인다. 그러나 수용은 심리적 유연,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자신감, 깊은 자기연민, 풍요의 사고방식, 긍정적으로 행동하기 위한 심리적 재조정, 어려움에서 배우기, 자기 향상, 변화에 개방적, 인정, 가치 중심 등의 특징을 지닌다.

 

  그녀는 이런 특징적 차이를 언급하며 삶의 다양한 경험을 수용하게 되면 스몰 트라우마를 능동적으로 활용해 미래의 우리를 보호해줄 강력하고 튼튼한 심리적 면역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또한 김현수 교수는 “너무 쉽게 말하고, 직설적으로 대하고, 서로 간의 경계를 지키지 못하는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스몰 트라우마의 독소가 넘쳐나는 사회이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Meg Arroll박사의 주장처럼 수용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근원치유, 자연치유, 전인치유, 자가치유, 영적성장을 지향하는 힐다모델의 여러 방편들은 각 개인의 빅트라우마 뿐만 아니라 스몰트라우마를 치유하는데도 매우 유용하고, 더불어 수용역량을 강화하는데도 크게 도움이 된다. 

 

  또 다른 한편, 사회역학은 상해나 질병 등의 원인이 개인적 요인에 국한 되는 것 이상임을 알려준다. 즉, 질병의 사회적 원인에 주목하고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바꿔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잘살 수 있는 길을 찾고자 한다. 질병은 보건, 경제, 사회구조 등 사회적 환경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국내 저명한 사회역학자 김승섭 교수는 “아픔이 길이 되려면”이라는 책에서 사회적 경험이 어떻게 우리 몸에 스미고 병이 되는 지를 세세하게 보여준다.

 

  그는 직장, 학교, 가정에서 맺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겪는 차별, 혐오, 고용불안, 재난과 같은 사회적 폭력, 사회적 상처 역시 몸에 스며들어 병을 유발한다고 설명한다. 심지어 차별이나 폭력을 겪고도, 말조차 하지 못할 때, 혹은 애써 괜찮다고 생각할 때 실은 우리 몸이 더 아프다는 것을 여러 과학적 연구결과를 토대로 보여준다. 

 

  김승섭 교수는 사회와 단절된 병이란 없다고 보며 몸은 사회를 반영한다고 설명한다. 특별히 “물고기 비늘에 바다가 스미는 것처럼 인간의 몸에는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시간이 새겨진다”는 문구가 매우 강렬하게 다가온다. 그는 사회적 원인을 가진 질병은 사회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좀 얘기가 길어졌지만, J와 참여자들이 자신의 문제를 현재의 증상에만 국한하여 바라보지 않기를 바란다. 대신에 총체적 관점에서 바라보기를 바라는 맘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내용을 담아 미니강의를 한 것이다. 그들이 각자의 상황에 대해 최대한 봐야 할 것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정성을 모았다. 

 

  더불어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기에 골몰하기 보다는 현재 겪는 어려움의 해결에 초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것은 이유가 있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불이나면 불이 난 원인을 따지기보다는 불부터 꺼야하듯이, 그냥 할 수 있는 치유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 꾸준히 수련하다보면 어느 날 그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져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문제에 대한 통찰이 덤으로 올 수도 있고, 모르더라도 더 이상 문제를 야기하지 않게 된다. 이날 J가 제시한 질문 중에 장(場)의 역동은 특별히 불에 대한 두려움에 집중되었다. 그래서 그것에 초점을 두어 EFT로 다루어 주었다. 즉, J가 뭐가 문제인지에 대해 기억은 못하지만 두려운 상황이므로 수용확언은 “나는 기억하지 못하는 어떤 이유로 불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나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깊이 사랑합니다.”라고 만들었다. 

 

  그리고 EFT후에 J는 불과 관련된 이슈를 적절히 해소했다. 한편, J는 질문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제한된 신념을 많이 드러냈다. 이에 대해 J가 그 점을 이해하도록 돕고 자신의 몸을 믿는 것, 상상을 통한 치유 등 몰입이 가져다주는 치유의 이점을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J의 제한된 신념까지 EFT로 치유할 수 있음을 안내했다. J가 일상에서 자신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 수련을 리추얼화 한다면 충분히 해소될 수 있다고 본다. 

 

  이 점에 대해서는 내가 확보한 증례도 많지만, 전 세계적으로 유사한 증례들이 무수히 많이 발표되어 있으므로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 이어서 EFT의 유의점을 안내해 주었다. 자가 치유 과정에서 SUDS가 일정수준은 떨어지다가 어느 지점에서 더 이상 안 떨어지는 경우에, 만약에 하던 것을 제쳐두고 다른 문제를 다루며 유사한 상황을 몇 가지 만들게 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마치 콤플렉스의 형성원리처럼 열어 놓은 그 이슈가 힘을 가져서 파괴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EFT를 적용한 자가 치유 과정에서 SUDS가 일정수준에서 더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일단 상자EFT를 통해 그 상황을 정리한다. 그리고 기회를 보아 EFT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상자 EFT는 자신의 이슈에 대해 EFT를 적용하던 중에 시간제한이나 기술적인 문제 등 여러 이유에 의해 지각하고 있는 SUDS를 충분히 떨어뜨리지 못했을 경우에 유용하다. 다루고 있던 이슈에 대해 그것을 다루어줄 수 있는 여건이 될 때까지 상자 안에 안전하게 담아 두어 그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선택한다.

 

  상자 EFT의 예로는 “나는 비록 지금 이 문제를 다 다루지 못해 아직 ~ ~ ~ 한 감정이 남아 있지만, 마음속에 커다란 상자를 준비하여 해결하지 못한 이 문제(감정)를 넣어서 마음 한편에 잘 보관해 두었다가 시간이 될 때마다 틈틈이 꺼내서 조금씩 다루어주는 것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편안해지는 것을 선택합니다. 나는 안전하고 평온합니다.”와 같이 할 수 있다.

 

  상자 EFT는 우리 내면에 있는 파트를 이해한다면, 수용이 더 잘 될 것이다. 상담분야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는 파드 이론들, 즉 내면가족체계, 정신분석, 교류분석, 사티어모델의 자기만다라 등에서는 파트이론을 매우 유용하게 적용한다. 우리 몸에는 60조개 이상의 세포가 있다고 한다. 그 세포들도 어떤 면에서 보면 하나의 파트로 볼 수 있다. 세포기억이 우리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저런 면을 종합하여, 우리가 겪는 자신의 문제는 많은 것과 연결되어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당면 문제의 해결에만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꾸준한 수련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삼, 재사 강조하고 싶다. 이어서 유사시를 위해 약식(간편) EFT도 안내했다. 즉, 한손으로 하는 방법, 기술의 부분만 적용하는 방법, 피하기 곤란한 상황에서 누군가 지루한 얘기할 때 손날 타점 두드리며 듣기, 치과에서 드릴 소리를 듣기가 힘들 때 양손의 타점 부위가 맞물리게 하고 있기, 각 손가락의 끝 부위(손톱의 측면)를 꼭꼭 눌러주기, TAB(타점 부위에 손가락을 얹고 수용확언이나 단축어를 되뇌거나 생각하며 깊게 쉼 호흡하기) 등을 안내했다. 이들 중에서 상황과 여건에 맞는 것을 적절히 활용하면 된다. 

 

  이어지는 내용은 내가 십여 년 전에 학생을 지도했던 사례이다. 학생들 중에 발표불안이 있는 경우를 심심찮게 만난다. 그럼에도 선뜻 치유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안고 지내는 경우도 흔하다. 그래서 나는 교육심리라는 교과목을 지도하는 시간에 발표불안을 자가 치유 할 수 있도록 EFT를 안내했다. EFT를 안내하기 위해 수업시간을 5분 쪼개고, 쉬는 시간을 5분 쪼개는 방식으로 시간을 확보했다. 이에 대해 일부 학생들은 이런 방식을 매우 좋아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크게 염두에 두지 않기도 했다. 

 

  그러나 필요한 학생이 있다면, 교수로서 흔쾌히 할 수 있는 일이다. 나는 학기 내도록 나름의 정성을 들인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던 어느 날 수강생 M이 교생실습을 나가 있는데 발표불안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급하게 도움을 요청해 왔다. 그 당시에 나는 서울의 한 연구소에서 책임연구로 개발한 진로지도자 과정을 2박 3일의 일정으로 운영하던 중이었다. 그래서 M이 아침에 보낸 문자를 점심시간에야 보았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저 미연(가명)입니다. 다름이 아니고, 지금 교생실습 나와 있는데 다음 주가 연구수업이거든요. 그런데 불안증세가 너무 심해서 힘들어요. 저번에 저희에게 잠깐씩 해주신 치료방법을 해보고 싶어서 연락드립니다. (중략) 정신도 없고 손도 떨리고 먹기 힘들 정도로 심합니다. (후략)”의 내용이다. 

 

  나는 지방(청주)에 살고 있어서 어떤 일로 서울에 갈 때, 서울사람들과 해야 하는 회의나 만남을 강의 후의 시간인 저녁에 잡기도 한다. 서울에 올라가는 김에 회의까지 하고 내려올 수 있다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므로 내가 선호하는 방식이다. 그때도 그랬다. 그래서 제자 M에게 쓸 수 있는 시간은 진로지도자 과정을 운영하며 간간이 맞이하는 쉬는 시간 10여분정도이다. 

 

  나는 M에게 그런 상황을 알렸다. M은 곧바로 실례가 안 된다면 그 시간만이라도 도움을 받고 싶다고 하여 만나기로 했다. M은 안양에 살고 있고, 나는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서 강의 중이었다. 그래서 그날 서로 중간 중간 문자를 주고받으며 M과 만난 시간은 불과 10여분이다. 다행히 M이 교생실습을 나가기 전에 짬짬이 EFT를 다루어주어 기본은 알고 있는 상황이다. 

 

  그 상황에서 몇 번의 문자 주고받기와 10여분의 시간을 활용하여 M은 발표불안을 해소하였다. 그리고 예기불안까지 다루어주었고, 유사시를 대비하여 약식 EFT도 알려주었다. M이 연구수업 중에 혹시라도 발표불안의 기미가 느껴지면 학생들이나 그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하게 약식 EFT로 스스로를 관리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그리고 며칠 후, M은 연구수업을 아주 잘 마쳤다는 성공담과 함께 감사 메일을 보내왔다.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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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24) 글쓴이 : KEEC   2023-11-25 11:42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24)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김민지 선생은 힐다모델로 자신의 공황장애의 치유를 시작한 것이 자기 삶과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고 강조한다. 공황장애가 오기 전에 직장일로 인도네시아에 이민 가서 살았을 때도 비교적 괜찮았었지만, 돌이켜보면 상당히 에고적이었단다. 그러나 지금은 본질을 지향하며 수련과 치유를 거듭하다보니 더 자기다움이 회복되어 그때보다 훨씬 더 좋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녀는 내가 아픈 그녀자신을 아픈 사람으로 묶어두지 않고 본질에 초점을 두어 응대하고 응원해준 것이 힘이 많이 되었다고 거듭 고마워한다. 김민지 선생의 치유와 성장이 내게도 큰 기쁨이고 보람이다. 그녀는 힐다모델을 통해 내가 구현하고자 하는 세상과 나의 지향을 현실로 만들어 주고 있다. 나의 생애를 건 이런 정성이 비록 전체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파장이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김민지 선생의 치유경험과 효과는 그녀 한명에 그치지 않는다. 그녀가 속한 4인가족의 심신건강과 행복증진으로 이어져 가족구성원 각자의 건설적 활약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그녀가 힐다모델을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적용하는 힐러로 도약하도록 주춧돌이 되어주고 있다. 나는 수수네숲의 치유에너지가 무수산에서 더욱 확산되어 그 마을은 물론 더 큰 사회로 나아갈 것을 믿는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원리를 공동 진행자들과 수시로 나눈바 있고, 이글을 쓰고 있는 2023년 11월 현재 실제로 그러한 일들이 시공간을 넘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지금 이 연재 글은 지난 해(2022년) 10월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지금이 2023년 11월이어서 연말인데, 올해에 건강한 치유에너지가 선순환하는 일들이 꽤 여러 차례 일어났다. 힐다모델에서 강조하고 있는 자리이타(自利利他)와 선순환(善循環)이 곳곳에서 실현되고 있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벅찬 감동의 눈물이 흐르곤 한다. 

 

  이런 여정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가 일구어낸 시너지 효과이다. 나는 이 프로젝트의 기획자이자 주진행자이지만, 공동진행자들도 하나의 소우주로서의 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 덕에 이루어진 결과이다. 우리가 함께 지금 진행하고 있는 콜라보프로젝트인 온통생명사랑교실처럼, 유사한 운동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길 염원한다. 우리는 매회기마다 앞 연재 글에서 언급한 라이얼 왓슨 박사가 명명한 “100마리째 원숭이 현상”이 일어날 것을 굳게 믿으며 정성으로 한걸음씩 내딛고 있다. 

 

  한편, 우리 몸을 우주로 본다면,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 하나하나는 소우주이다. 그 속에서 나름의 질서와 지혜가 상호조율을 통해 생명을 영속시킨다. 마치 개미나 꿀벌처럼 각자가 뭔가를 열심히 하는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시스템적이다(조주영, 2023). 소우주인 인간은 대우주 측면에서 보면 하나의 세포에 불과하다. Keith Morrison(신현석 외  공역, 2020)에 따르면 자기조직화는 생명의 가장 기본속성이다.

 

  자기조직화는 복잡계에서 새로운 질서 확립이 어떤 필수적인 중추 명령에 따른 것이 아니라, 복잡계를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가 주어진 조건에서 상호 작용하면서 자연적인 에너지 효율의 경로를 따라 선호하게 된 창발 현상이다. 국내에 번역 발간된 「암의 스위치를 꺼라」의 저자인 Raymond Francis는 “만약 모든 세포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당신은 아플 수가 없다.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결핍과 독성이다”라고 주장한다.

 

  Raymond Francis는 모든 병의 원인은 회복력 결핍을 일으키는 세포의 기능장애라고 설명한다. 아래 그림은 그것을 도식화하여 보여주고 있다. 근원치유, 자가치유, 전인치유, 자연치유를 지향하는 힐다모델의 관점도 이 경로와 맥을 같이 한다. 김민지 선생이 힐다모델을 통해 공황장애를 치유한 것도, 그리고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프로젝트에서 다루는 내용도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수련과정이 이루어진다.

 

 

- 이미지 출처: 전익주, 전해령 譯(2017). 암의 스위치를 꺼라, 에디터 -

 

  이미 여러 차례 언급한 바와 같이 힐다모델의 여러 치유방편들은 자가 치유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그 치유방편을 안내한 것에 불과하고 치유는 김민지 선생이 스스로 해낸 것이다. 그녀 자신의 자연치유력을 참 잘 깨어낸 것이다. 누군가 해냈다면, 또 다른 사람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원한다면 바로 시작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런 과정들을 일종의 운동으로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 적용하며 각자가 지닌 어려움으로부터 해소되거나 완화시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실제로 그 증례들을 수시로 만나며 더 확고한 신념으로 나아가고 있다.

 

  점심 식사를 하는 동안 기온이 점점 올라갔다.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며칠 비도 오고 추웠는데, 오늘은 날씨가 많이 풀린 느낌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식사중이나 식후의 담소 역시 즐겁다. 하~!하~! 호~!호~! 웃음과 함께 나누는 대화가 따뜻하고 정겹다. 참여자 J는 서울에 거주하는 암환자인데, 이 프로그램이 참으로 좋단다. 그래서 친구들과도 오고프나 거리가 너무 먼 단점 때문에 실현가능성이 낮다고 아쉬워한다. 우리는 이런 얘기를 수시로 듣는다.

 

  사실 우리는 이 콜라보 프로젝트를 구안할 때, 근거리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많이 참여하길 기대했다. 원거리에서 우리가 진행하는 치유수련에 참여하기 위해 이곳까지 이동하는 것도 공해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참여자들의 현황은 원거리거주자들이 대부분이다. 앞으로 이런 자연치유장이 지역마다 필요한 만큼 잘 마련되어 각자의 접근과 이용이 용이해지길 기대한다.

 

  60대 중반의 참여자 C는 목회자이기도 하다. 그도 원거리에 거주하고 있는 참여자이다. 이번 회차에 그는 난로관리에 각별히 정성을 기울여 주었다. 그가 기쁜 맘으로 우리를 도와주는 손길이 참 감사하게 전해졌다. 그렇게 점심식사를 마치고 참여자 두어 명이 개인볼일을 보느라 잠시 자리를 비웠다. 우리는 그들을 기다릴 겸, 또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겸 치유춤을 추는 시간을 마련하였다. 5명이 한 집단을 구성하여 각각 믿음, 소망, 사랑, 통합, 우주로 순서를 정하고 춤의 학교에서 전수받은 더하기 빼기춤을 추었다.

 

  이 춤을 이미 몇 차례 추어본 사람도 있지만, 출 때마다 다른 감흥을 안겨주므로 그들은 이 시간을 반겼다. 각자 자신의 욕구를 반영한 움직임으로 더하기와 빼기를 통해 움직이는 조각상을 만들고 해체하기를 반복하는 흐름이 하나의 아름다운 춤으로 경이롭게 피어났다. 주진행자의 안내 멘트 하나하나에도 웃음이 넘쳐나며 자기만의 즉흥 춤사위와 리듬으로 표현되어 진다. 각자 매순간 알아차리면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치유춤을 이끌며 중간 중간 “오~오” “네!, 좋습니다” “좋아요” “훌륭해요” “아름다워요” “작품입니다”의 추임새가 절로 흘러 나왔다. 

 

  참여자들은 온몸을 활용하여 난이도가 꽤 높은 동작들을 잘 펼쳐내었고 그에 호응하는 웃음도 피어났다. 치유춤의 과정을 이끌며 이 멋진 광경을 지켜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자 행복이다. 물 흐르듯이 변하는 움직이는 조각상이 참으로 감동적인 선물로 다가왔다. 더하기빼기춤을 춘 후에는 음악을 바꾸어 체인지 춤으로 좀 더 리드미컬하게 이어갔다. 자신의 욕구반영을 기억하되, 평소 안하던 동작을 통해 창의적으로 발전시켜가도록 안내했다. 모두들 흠뻑 몰입하여 신명을 보여주었다.

 

  이제 잠시 자리를 비웠던 사람들이 돌아왔다. 오후에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치유방편은 EFT이다. 먼저, EFT KOREA에서 제공하는 공식홍보동영상을 관람하였다. 

 

 

 

- EFT공식홍보 동영상의 장면들(출처: EFT KOREA) -

 

 

  동영상 관람을 마치고 소감을 물으니 EFT를 통한 치유가 신기하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각자 자신에게 맞는 자기변화와 치유의 기대를 안고 EFT를 스스로에게 적용하는데 필요한 내용을 하나하나 다루어주었다. 몸타점과 손타점, 문제 확인, 고통지수(SUDS) 자가 측정, 심리적 역전, 수용확언, 연상(단축)어구, 뇌조율 과정 등을 확인하거나 익혔다. 

 

  그리고 그것을 반영하여 기본과정을 적용하였다. 참여자 중에 유방암을 앓고 있는 J는 암이 발생한 부위 외에 오랜 기간 이어온 다른 신체부위의 통증을 호소했다. 우리는 J의 이슈를 가지고 다 같이 대리EFT를 적용하기로 했다. 대리EFT를 하더라도 J당사자뿐만 아니라 함께 하는 다른 개인들에게도 효과가 일어난다. 그녀의 얘기를 바탕으로 만든 수용확언은 “나는 오른쪽 골반 위 허리통증이 고통지수 7~8정도로 아파서 너무 힘들고 지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나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깊이 사랑합니다”이다. 

 

  수용확언은 당사자가 그 내용을 대함에 있어서 마음에 걸림이 없어야 한다. 걸림이 있을 경우 심리적 저항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개인에 따라 “사랑합니다”를 온전히 수용하지 못해 부정하기도 한다. 그럴 경우 “사랑하기를 선택하겠다”로 좀 더 유화하여 활용할 수 있다. 그녀에게 적용한 연상(단축)어구는 “통증 때문에 지치고 힘들다”이다. 우리는 J의 이슈를 가지고 다 같이 대리EFT를 하며 각자 자신의 이슈에 대한 SUDS도 변함을 확인하였다. 

 

  앞의 연재 글에서 언급한 영점장(우주심), 필드, 원마인드, 파동의학 등이나 기도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와 같이 대리EFT는 효과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타당성을 갖추고 있다. 기본과정 3세트를 하고 난 후 중간점검을 하자, J의 허리통증은 SUDS 7~8에서 4로, S의 목을 칼로 베는 듯이 소름끼치는 감각은 7에서 4로, P의 무릎통증은 7에서 5로, O의 졸림은 7에서 0으로, C의 고관절 통증은 6에서 4로, M의 머리 통증은 6~7에서 1~2로, H의 양어깨통증은 8에서 5로 떨어졌다. 

 

  이에 추가조정 작업과 상자EFT의 요령을 안내하였다. 추가조정 작업은 기존의 수용확언에 “나는 비록 여전히 조금의 (현재의 문제를 언급) 를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나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깊이 사랑합니다”로 하면 된다. 그리고 연상(단축)어구에도 기존의 내용을 조정하여 “여전히”라는 말을 넣어주면 된다. 그리고 상자EFT는 시간 등 어떤 제약으로 그 시간에 SUDS가 충분히 떨어지지 않았을 때 활용할 수 있다.

 

  한편 M은 머리통증과 허리통증의 이슈를 제시하였는데, 여기까지의 과정에서 머리 통증은 완화되었으나 허리통증이 차도가 없다고 하였다. 그래서 M의 상황에 대해 육사감생을 안내하였다. 즉, 아래 그림에서 다른 예시로 나타낸 바와 같이 현재 M이 겪고 있는 육체적 증상과 관련한 사건(기억), 그 증상과 관련된 감정, 그리고 증상과 관련된 생각(신념)등을 EFT과정에서 다루어 주는 것이다. 

 

[뫔의학 치료 패러다임(최인원, 2011)]

 

 

  “모든 부정적인 감정의 원인은 신체 에너지시스템의 혼란이다”는 EFT의 기본 명제이다. 그리고 EFT는 적용면에서 매우 쉬움에도 그 효과는 강력하다. 그러나 개인에 따라 생소한 것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 필요이상의 부담을 갖는 경우가 있다. 어떤 마음을 갖느냐는 그 개인의 삶의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나는 이 과정들을 즐기는 것을 강조하곤 한다. 이번 회차에 참여한 사람 모두 EFT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지만, 개인의 문제를 육사감생에 따라 다루는 것에는 주저하였다. 

 

  개인에 따라 주어진 기회를 수용하기 까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이럴 때 나는 이것을 필요로 하는 개인이 흔쾌하게 동기유발이 되어 참여할 때까지 시간을 가지면서 기다리는 방식을 주로 택한다. 개인에 따라 주어진 기회를 당일에 선택하기도 하고, 또는 수년 후에 필요를 충족하기도 하는 것을 보곤 한다. 나는 이런 상황들에서 순리를 따르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는다.

 

  누가 선뜻 자신의 문제로 육사감생에 따라 EFT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 없어서 나는 그 절차만 상세하게 안내했다. 그리고 다른 수련팀의 도반 H의 사례를 들려주었다. H는 에니어그램 성격유형 7번의 성향이 높다. 7번 성격유형이 흔히 그렇듯이 그녀는 당면하는 문제들에 대해 직면하기 보다는 긍정적인 면만 보고자 하는 성향이 강한 편이었다. 그녀의 이슈는 오른쪽 어깨가 아픈 것이었다. 그런 상황이 야기된 것은 친구랑 카풀로 출퇴근을 하는 과정에서 빚어졌다. 

 

  몇 년 전의 어느 날도 같이 퇴근하려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녀 소유의 자동차운전석에 앉아서, 친구가 앉을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느라 조수석 자리에 놓인 노트북을 오른 손으로 뒤 자석으로 옮기다가 어깻죽지를 삐끗하여 다치고 말았다. 그 이후 다친 부위가 아파서 병원진료와 치료를 수차례 받았으나 여전히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아 고통을 겪고 있던 차였다. H가 소속되어 있는 팀은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수련하며 주로 오후에는 뒷동산에 가서 맨발걷기도 하고 EFT처럼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는 치유방편으로 수련을 이어가곤 한다.

 

  뒷동산에서 H의 이슈로 EFT를 적용하던 날, EFT기본 과정을 몇 세트 실시하였으나 SUDS에는 전혀 차도가 없었다. 이에 나는 그녀에게 육사감생을 적용하여 해당질문을 차근차근 하나씩 하였다. 그 과정에서 나온 내용을 종합해 보니 그녀는 자신의 성격이 쿨하여 문제에 얽매이지 않는 성향을 자랑스럽게 간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오히려 치유의 걸림돌임을 확인하였다. 즉, 자신과 친구의 좋은 점만 보고 불편하지만 직면해야 할 부분을 간과하고 있었다.

 

  H는 자신의 친구가 좋은 사람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녀의 친구는 에니어그램 1번 성향이 강하여 평소에 H를 만날 때마다 투덜대는 성향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H를 볼 때마다 그녀의 친구는 자기 삶에서 스트레스 쌓인 일을 풀어내곤 하였단다. 문제는 H가 그걸 들어줄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아왔었다고 한다. 또한 어깨를 삐끗한 것과 관련하여서도 자신이 잘못한 것이지만 그 고통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어서 그에 따른 불편한 감정이 연결되어 있었다. 

 

  H가 풀어내는 긴 얘기들에 대해서 넋두리 EFT를 적용하자 고통지수가 뚝뚝 떨어졌다. 그리고 그녀가 처음 EFT를 할 때는 어깨통증으로 인하여 오른손을 정수리로 올리지도 못했다. 그래서 오른손으로 다른 부위의 타점을 두드리다가 정수리 타점은 반대 손으로 두드리곤 하더니 점차 오른손이 정수리까지 올라가고 타점도 두드릴 수 있게 되었다. EFT의 효과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이렇게 하여 넋두리 EFT의 효과를 제대로 본 H는 수년이 지난 지금도 EFT에 대해 굳건한 신뢰를 보이고 있다. 이 정도의 증례 설명을 하고 마무리하려는데 J가 자신이 이슈와 관련한 질문을 하였다. 그녀는 자신이 불과 동물에 대해 이유를 모르는 가운데 과민한 성향이 있음을 얘기하며, 그 이유를 궁금해 했다. 나도 과거에는 불과 동물에게 민감한 성향이 있었으나 지금은 치유되었다. 

 

  치유되기 전에는 대중음식점에서 내가 앉은 자리의 면전에서 가스버너를 활용하거나 집에서 가스레인지를 켤 때 긴장하는 성향이 있을 정도였다. 나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그 원인으로 추측되는 것이 있다. 불과 관련하여서는 어려서 동네친구들과 야외에서 불놀이 하며 놀다가 불을 냈던 일을 비롯하여 불로 인해 놀란 경험이 몇 건이 있다. 그리고 그때의 놀란 경험이 미해결과제로 남아 있어 불에 예민했던 것으로 짐작한다. 그러나 지금은 치유가 되어 일상생활에서 불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 주의할 뿐 마음은 자유롭다.

 

- 다음 호에 계속 됩니다~^^♡ -​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23) 글쓴이 : KEEC   2023-10-25 18:44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23)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개입 과정에서 혹시 내면의 불안이나 두려움이 일어날 경우는 FAT과정을 쭉 이어가며 알아차릴 수 있다. 또는 장(場)의 역동을 반영하여 우리가 지금까지 다루었거나  앞으로 다룰 힐다모델속의 다른 방편으로 치유하여 나간다. 알다시피 이 수련에서는  자가 치유방편을 많이 다룬다. 그러므로 수련과정에서 체험한 치유방편을 지속적으로 적용하여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길에 스스로 길을 내어 간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바와 같이 FAT는 모든 프로세스가 이야기치료적 효과로도 이어진다. 우리는 모든 수련과정에서 서로의 스토리에 영향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며 물든다. 일찍이 파블로프를 비롯하여 수많은 심리학자와 트라우마 전문가들이 밝혀낸바와 같이 우리가 주목하고, 신경 쓰는 것, 생각하고 느끼는 등의 모든 것이 자신의 신경계와 몸에 흔적을 남기고 세포에 각인된다. 

 

  그 흔적과 세포에의 각인을 반복하면 길이 된다. 석가모니도 “많이 숙고하고 사유한 것은 마음의 경향이 된다”고 했다. 즉 매순간의 현존여부는 각자가 주목하고, 신경 쓰고, 생각하고, 느끼는 등을 선택하는 것의 질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러므로 현존함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길을 스스로 지혜롭게 선택하며 그 길을 내어 간다. 수련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수련에 정성을 들이는 정도가 제각각이며, 각자 얻은 효과는 그에 준하여 드러난다.

 

  FAT를 개발한 이정연 교수는 FAT의 일차적 목표를 “자기효능감 증진”으로 본다. 그러나 궁극적 목표는 “우주의 감수성을 회복하고 함께 더불어 사는 대긍정의 세계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이정연, 2010).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과정목표에 해당하는 것으로 생명체로서의 자기성장과 자기이해증진, 자아성장 및 자기효능감 증진, 인지·정서·행동의 긍정적인 변화,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의 증가, 개인의 생명력과 자연치유력 강화, 전체 체계와의 상생과 조화, 영성회복 등이 있다. 

 

  한편, 작품의 해체과정도 중요하다. 재활용할 것, 버릴 것을 분리한다. 그러나 버릴 것은 하나도 없다. 씨앗은 그대로 보존하여 활용하고, 식물을 말려서 쓸 수도 있다. 그것은 FAT의 핵심사상인 생명 중심 사상과도 연결되고, 힐다모델의 “건강한 환경”과도 부합한다. 작품을 해체하는 과정이 하나의 명상이 될 수 있다. 때로는 해체과정을 명상으로 연계하여 이끌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회차에서는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움직이며 FAT작품을 해체 하도록 했다. 동시에 귀는 열고 내가 전하는 미니강의를 듣도록 안내했다. 그 내용은 캐나다 외과의사 펜필드의 호문쿨루스(Homunculus of Penfield)와 FAT를 연계한 설명이다. 호문쿨루스의 이미지는 이번 치유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이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자연치유장의 한쪽 벽에 미리 붙여 놓았다.

 

 

  펜필드의 호문쿨루스에 따르면 손, 발, 입, 입술, 혀, 눈 부분이 가장 크다. 특히 손이 뇌의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설명한다(조주영, 2015). 서양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악수를 나누면, 각자 뇌의 30%가 접촉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손의 움직임이 가장 복잡하고, 운동신경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이다. 호문쿨루스는 인간 삶이 손과 혀에 달렸다고 말한다(김철중, 2023). 

 

  FAT는 손, 발, 입, 입술, 혀, 눈을 다 사용한다. 따라서 뇌자극과 다중지능의 개발 및 계발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조주영, 2015). 재료의 친숙함과 위로기능으로 인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참여할 수 있다. 여타의 치유 및 치료를 조력하는 방법에 비해 활용이 용이함은 물론, 유용성, 효율과 효과, 의미와 가치 등의 측면에서 매우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놀듯이 참여하며 감성과 창조성 개발이 수월하며 대자연의 섭리를 습득하고 개인의 내적 성장과 치유가 일어난다. 한 개인의 성장과 치유는 그 개인의 주변과 연동하므로 푸드아트테라피의 철학과 가치는 선순환 된다. 마치 라이얼 왓슨(Lyall Watson) 박사가 명명한 “100마리째 원숭이 현상”처럼, FAT의 장점이 목표달성으로 이끌고, 그것을 실현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 임계점에 이르면 거리나 공간의 제약을 넘어 확산되어 드러날 것이다.

 

  이렇게 되어가는 여정의 전체적 맥락을 고려하며, 우리 몸은 균형과 조화만 이루면 스스로 치유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그런데, 그것이 잘 유지증진 되지 않아서 이렇게 수련을 통해 불균형과 부조화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이 점을 강조하기 위해 수련의 전체적 그림을 재점검하고 세부내용을 다루었다. 우리의 수련은 심신과 영적인 성장 면에서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다. 

 

  좀 더 구체화하면 에니어그램에서 말하는 머리(사고, 영장류의 뇌), 가슴(감정, 변연계), 장(행동, 뇌간)의 통합을 통한 균형과 조화를 지향한다. 이것을 쉽게 치유해 가고자 ① 몸의 균형과 조화 ② 마음의 심층구조 치유 ③ 건강한 의식주 ④ 건강한 환경 ⑤ 몸이 필요로 하는 움직임으로 대별하여 구체화 하였다. 이 다섯 가지 주제의 내용을 생활화하는 것은 개인에게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다. 가족과 이웃, 지구와 우주(영적)까지 고려하며 이행한다. 

 

  우리가 매 수련 초반에 치유체조와 치유춤을 추며 몸을 풀고 들어가는 것은 주되게는 “① 몸의 균형과 조화”와 “⑤ 몸이 필요로 하는 움직임”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위에 제시한 주제들의 “②” “③” “④”에도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고받는다. FAT에 이어서 이번 회차 수련과정 중 오후에 진행할 EFT 역시 주되게는 “② 마음의 심층구조 치유”를 위한 것이나, 다른 주제들과도 관련된다. 

 

  수수네숲 초창기부터 내가 짬짬이 오가며 교류하는 것은 “③”에 해당하는 건강한 음식과 “④ 건강한 환경”과 주로 관련되지만, 역시 다른 주제들과도 연관된다. 이에 대한 타당한 근거는 이 연재 글의 전반에 스며들어 있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정성을 들인 만큼 이루어진다. “한번쯤이야(나하나 쯤이야)”하는 마음으로 안일하게 대처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나부터)” 실천하며 현존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수수네숲과 교류하듯이 건강한 음식을 위해서도 전국 어디든 기회 닿으면 음식전문가와 교류하는 것을 즐긴다. 또한 앞에 언급한 다섯 가지로 대별되는 다른 주제들에 대해서도 더 재미있고 깊게 전할 수 있는 것이라면 국내·외 어디든 찾아가 기회를 갖곤 한다. 그것은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고, 좋은 것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며 자리이타와 건강한 에너지의 선순환을 지향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시간 텀블러를 지참하게 하는 것은 건강한 환경을 위한 것이다. 또한 우리가 수수네숲에서 맨발로 접지하여 종일 수련과정을 운영하는 것은 주되게는 “④ 건강한 환경”과 “⑤ 몸이 필요로 하는 움직임”의 내용을 충족해 준다. 더불어 다른 주제들과도 결부된다. 우리는 그 누구도 혼자 잘 살수 없으며 다함께 잘 사는 삶을 지향해야 제대로 잘 살 수 있다. 이 점은 동서양의 수많은 지혜들이 일관되게 알려주는 내용이다. 

 

  이러한 것들의 전반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는 네이버블로그 「힐다의 웰니스학교」에 각 주제별로 수백 건이 포스팅되어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가해 갈 것이다. 그리고 매 회차 수련과정에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것들로 링크하여 참석자들에게 제공한다. 이미 몇 차례 언급한바와 같이 나는 동서양의 여러 귀한 지혜서를 탐독하였고 그 가르침에 귀를 기울인다. 

 

  또한 현존하는 영성가를 만나 배우는 것을 지속해오고 있다. 국내외의 성지를 순례하며 영적인 가르침을 깊이 체화하려 정성을 들여오고 있다. 진리는 참으로 단순하고 쉽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우리가 잘 알고 체화하여 삶을 영위해 가야할 내용은 참으로 방대하다. 이는 우리가 진리를 제대로 못보고 있어서 그것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눈을 갖기까지 알아 가야할 내용이 참으로 장대한 것이다. 

 

  나는 미국 원주민의 격언, “이 세상이 하나의 가족인 걸 잊지 말자. 하늘은 아버지이고 땅은 어머니이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은 누이와 형제들이다”라는 말을 자주 음미한다. 혹자는 이 말을 머리로만 이해하고, 또 혹자는 실제로 그 연결감을 느끼기도 한다. 머리(대뇌피질)로는 이해했더라도 가슴(변연계)과 장(뇌간)이 그것을 온전히 수용하지 못할 수 있다. 이 연재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은 어떠한가?

 

  고(故) 김수환(1922~2009) 추기경이 남긴 지혜의 말씀 중에 “머리와 입으로 하는 사랑에는 향기가 없다. 진정한 사랑은 이해, 관용, 포용, 동화, 자기낮춤이 선행된다.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데 칠십 년 걸렸다”라는 내용이 많이 회자되고 있다. 그만큼 머리의 이해가 가슴과 장까지 온전히 통합하는 것이 어렵다는 얘기다. 종교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는 분의 겸손한 표현이지만,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앞에 제시한 김수환 추기경의 지혜의 말씀이 참 많은 것을 알려준다. 특히 지금 이순간은 우리가 온전한 현존을 위해 수련해가는 영적인 성장의 여정이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처럼 긴 호흡으로 지속해가야 한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나는 2019년부터 월1회 가량 함께 수련해가고 있는 장기 수련팀원들의 영적인 성장을 목격하고 있다. 거기에는 물론 나도 포함되어 있다.

 

  그중에 2020년부터 4년째 수련을 이어오고 있는 H팀의 도반인 L은 최근 들어 부쩍 나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곤 한다. 심신건강의 유지증진은 물론 영적성장을 지향하는 수련과정에서 다룬 여러 치유방편이나 미니강의로 전한 내용들을 꾸준히 적용하며 그 지혜들을 체화해갈수록 그간의 내용들이 더 실질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란다. 그녀는 그녀자신, 남편, 자녀, 친정엄마와 관련된 이슈들을 많이 다루어왔다. 

 

  그동안 스스로에게도 만족하지 않았고, 또 다른 사람에게도 서운함이나 원망이 많았으나 지금은 많은 것이 감사함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요즘 내가 관심을 갖거나 연구하고자 하는 여러 일들에 발 벗고 나서는 모습을 보인다. 좋은 일이므로 돕고 싶은 마음이 일고 있단다. 감사한 인연이다. L은 수련 초반에는 내가 안내하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하였으나 가슴과 장까지 수용하는 것을 어려워했다. 

 

  체화는 머리(대뇌피질)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슴(변연계)과 장(뇌간)의 협조가 필요하다. 개인에게 오랜 기간 쌓아온 건강하지 못한 믿음, 부정적인 감정, 그로 인한 반사적인 행동 등의 습관(習慣)은 단기간에 바뀌지 않는다. L이 수년간 수련하며 몸과 신경계에 축적되어 있는 과한 긴장요소를 어느 정도 해소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리라. 그러나 앞으로의 과제도 많고 갈 길도 멀다.

 

  이것은 문제하나 해결의 차원이 아니다. 의식수준의 향상을 지향한다. 심리학자 Jung이 개성화과정을 죽을 때까지 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듯이, 힐다모델을 통해 수련하는 여정도 그러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쉽고 재미있게 수련을 리추얼화, 생활화하는 것을 지향한다. 나는 일찍이 구르지예프가 “일상생활장면이 영성훈련장이다”라고 한 말과, 나의 수호성인 힐데가르트가 “영적으로 깨어나고 싶으면 일상생활 장면에서도 영성적이길 추구해야 한다”라고 한 말을 자주 되새긴다. 

 

  누구나 수련을 거듭하다 보면 이전보다 점점 더 나은 자신이 되어간다. 즉, 경쟁하여 이기는 것, 성공하는 것, 강해지는 것 등 에고적인 속성의 영향에서 벗어나 긴장이완과 용서, 평화, 고요, 기쁨, 사랑, 행복, 건강, 현존 등이 충만한 영적성장으로 이어진다. 앞에서 언급한 “미국 원주민 격언”과 관련하여 여러 과학적 근거가 영적성장의 여정에 어떤 마음과 자세로 임해야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잡는데 참조가 되길 바란다. 

 

  Lynne McTaggart의 저서 “필드”는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음을 증명하는 무수한 과학적 발견들을 제공한다. “필드”의 목차는 ① 공명하는 우주, ② 확장된 마음, ③ 영점장의 활용 등을 담고 있다. 그녀는 마음과 물질, 나와 세계는 별개로 존재한다는 생각에 작별을 고하고 ‘우주 전체가 하나의 필드다!’고 강조한다. 서로 전혀 무관해 보이는 온갖 사물들, 타인의 마음과 상처, 나 자신까지도 하나로 이어진 더 큰 무엇의 일부였다. 

 

  중심이 그것을 흩어지지 않게 붙들고 있으며, 그 중심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과학의 최전선에서 밝혀낸 이 새로운 현실은 우리에게 완전히 다른 존재방식을 요구한다. ‘나’와 ‘나 이외의 것’이라고 부르는 것이 다시 정의되고, 시간과 공간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뀔 것이다. 사회를 조직하는 방식과 일을 선택하고 실행하는 방식, 병을 치료하는 방식과 자녀를 양육하는 방식도 달라질 것이다(이충호 역, 2016). 한편, 수많은 명사들이 이 책(필드)에 대한 찬사를 보냈다. 

 

  “행복한 이기주의자”의 저자인 심리학자 웨인다이어는 ‘내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큰 깨달음을 준 책 중의 하나. 이 책은 영적 스승들이 수백 년 동안 이야기해온 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고 찬사를 보냈다. “내 마음의 아스피린”의 저자인 의학박사 버니 시겔은 생명의 본질에 관한 흥미롭고도 훌륭한 설명으로, 우리 모두가 알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찬탄한다.

 

  또한 “꿈을 이룬 사람들의 뇌”의 저자인 생화학자 조 디스펜자가 보낸 찬사는 ‘관습의 테두리 안에서 벗어나 낡은 믿음에 의문을 제기하려면, 체계적이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조직된 과학적 연구 결과의 증거가 필요하다. “필드”는 우리를 더 큰 이해로 이끌어주는 완벽한 안내서이다. 이 책은 새로운 마음의 창으로 자신의 세계와 삶을 바라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이다. 

 

  이외에도 이 책을 찬탄하는 사람이 많지만, 지면관계상 생략한다. 한편, “필드”외에도 같은 맥락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책들은 매우 많다. Larry Dossey의 “원마인드”, Wayne W. Dyer의 “인생의 모든 문제에는 답이 있다”, Richard Gerber의 “파동의학”, Itzhak Bentov의 “우주심(宇宙心)과 정신물리학” 등은 그 중의 극히 일부이다. 

 

  힐다모델의 토대를 이루고 있는 에니어그램의 지혜도 같은 맥락이다. 힐다모델을 개인적으로 적용하여 수련함에 있어, 과정목표는 한 개인의 주요이슈와 관련된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궁극적으로는 위에 제시한 동서양의 지혜에 따라 각자 온전함을 영위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 건강한 에너지가 자리이타와 선순환의 가치로 확장되는 것이다.

 

  에니어그램과 연계하여 설명하자면, 성격(우물안개구리의 관점)의 지배에서 벗어나 본질(영적·우주적 관점)의 안내대로 향유하는 상호존중과 호혜적인 삶이다. 성격에 매여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세계가 전부인 것으로 착각한다. 어떤 개인이 그 착각 속에서 깨어나지 않는 한 제한된 사고와 그에 따른 감정 및 반사적 행동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 어떻게 할 것인지의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여기까지가 이번 회차의 오전에 다룬 내용이다. 

 

  이번 회차의 간식은 찐밤이다. 밤하면 공주밤이라고 할 정도로 그 맛이 으뜸이다.  치유밥상은 표고버섯솥밥이 주를 이룬다. 밥에 들어간 표고버섯은 수수네숲에서 노지 참나무에 종균을 이식한 후에 3년을 기다려서 딴 것이다. 밥에다 양념장을 넣어 비벼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그야말로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 맛있어서 술술 넘어간다. 주요 반찬은 계란장조림, 배추김치, 쪽파절이, 다래순볶음, 표고버섯볶음 등이다.

 

  점심식사를 하며, 자연스럽게 김민지 선생이 가족과 터키 다녀온 것에 대한 화제에 집중되었다. 그 내용은 이 연재 글, 21회차 초반에 기술한 내용에 대한 것이다. 그 외에도 그녀는 힐다의 웰니스학교를 찾기 전까지 많이 아팠던 일, 그 이후 2년을 방황하며 잘 나가던 커리어도 멈추어 참 많이 힘들었던 때를 다시 살짝 풀어냈다. 그리고 이제 이렇게 여행을 넘어 해외에서 치유프로그램 운영 등 온가족이 함께 활약하고 온 것을 매우 뿌듯해하며 나누었다.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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