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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림 글쓴이 : KEEC   2021-05-23 11:56
산울림

                                    윤동주

까치가 울어서
산울림
아무도 못들은
산울림

까치가 들었다
산울림
저혼자 들었다
산울림



명절 글쓴이 : KEEC   2021-04-23 17:44
명절
금다래 남연희


연부년 허리에 붙은 녹슨 쇳덩이와의 전투
삼사일 지날 때마다 더해지는 묵직한 내 업業
가시인 듯 한마디 한마디 바닥에 납작 끌어 눕혀
남은 동안 아껴 쓰라는 비싼 수업료 돈푼질한 처방전

그러나
손에 잡히지 않아 무섭게 내달린 시간
어쩌면
부싯깃에 손발 까맣게 타 재가 되어
달리는 지 섰는 지 슬픔인 지 아픔인 지도 모른 채
꼬박 발목 접어 네 발로 긴 사십 여일

타고난 길치 탓에
기다가 눕다가 섰다가 바라본 천정
커다랗게 펄럭대는 명절날며느리사용설명서
명치끝 자리한 치열한 노란복수초 노랗게 아려온다



수선화 글쓴이 : KEEC   2021-03-23 13:38
수선화
 - 이해인 -

 

초록빛 스커트에
노오란 블라우스가 어울리는
조용한 목소리의
언니 같은 꽃

해가 뜨면
가슴에 종(鐘)을 달고
두 손 모으네

향기도 웃음도
헤프지 않아
다가서기 어려워도
맑은 눈빛으로
나를 부르는 꽃

헤어지고 돌아서도
어느새
샘물 같은 그리움으로
나를 적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