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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글쓴이 : KEEC   2024-07-25 19:24

빨래


 


 

윤동주

 

빨래줄에 두 다리를 드리우고

흰 빨래들이 귓속 이야기하는 오후,

쨍쨍한 칠월 햇발은 고요히도

아담한 빨래에만 달린다.

 

1936.​ 

서시 글쓴이 : KEEC   2024-06-25 20:55


 


 

 

서시

 

윤동주

 

죽는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941.11.20​ 

삶과 죽음 글쓴이 : KEEC   2024-05-25 16:23

삶과 죽음

윤동주

 

삶은 오늘도 죽음의 서곡을 노래하였다.

이 노래가 언제나 끝나랴.

 

X

 

세상 사람은---

뼈를 녹여내는 듯한 삶의 노래에

춤을 춘다.

사람들은 해가 넘어가기 전

이 노래 끝의 공포를

생각할 사이가 없었다.

 

X

 

(나는 이것만은 알았다.

이 노래의 끝을 맛본 이들은

자기만 알고

다음 노래의 맛을 알으켜 주지 아니 하였다.)

 

X

 

하늘 복판에 아로새기듯이

이 노래를 부른 자가 누구뇨.

그리고 소낙비 그친 뒤같이도

이 노래를 그친 자가 누구뇨.

 

X

 

죽고 뼈만 남은

죽음의 승리자 위인들!

 

1934.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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