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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런 추억 글쓴이 : KEEC   2019-04-25 10:51
사랑스런 추억           
                   
                                     윤동주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트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동경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
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

――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눈 감고 간다 글쓴이 : KEEC   2019-03-24 19:16
눈 감고 간다

윤동주

태양을 사모하는 아이들아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밤이 어두웠는데
눈감고 가거라.

가진 바 씨앗을
뿌리면서 가거라.

발뿌리에 돌이 채이거든
감았던 눈을 왓작 떠라.



글쓴이 : KEEC   2019-02-25 20:46
 봄                 -윤동주-

봄이 血管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돌、시내가차운 언덕에
개나리、진달래、노―란 배추꽃、

三冬을 참어온 나는
풀포기 처럼 피여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나 즐거웁게 솟처라。

푸르른 하늘은
아른、아른、높기도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