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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달새 글쓴이 : KEEC   2024-04-20 18:14

종달새

 

윤동주

 

종달새는 이른 봄날

질디진 거리의 뒷골목이

싫더라.

명랑한 봄하늘

가벼운 두 나래를 펴서

요염한 봄노래가

좋더라.

그러나

오늘도 구멍뚫린 구두를 끌고

훌렁훌렁 뒷거리길로

고기새끼 같은 나는 헤매나니.

나래와 노래가 없음인가

가슴이 답답하구나.

 

193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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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肝 글쓴이 : KEEC   2024-02-25 21:03

간肝

 

윤동주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 습한 간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사쓰 산중에서 도망해온 토끼처럼 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던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지고 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프로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테우스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끝없이 침전하는 프로메테우스.

 

1941.11.29.



 

 

아우의 인상화 글쓴이 : KEEC   2024-01-26 21:08

아우의 인상화

 

윤동주

 

붉은 이마에 싸늘한 달이 서리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발걸음을 멈추어

살그머니 애띤 손을 잡으며

「너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사람이 되지」

아우의 설운 진정코 설운 대답이다.

 

슬며-시 잡았던 손을 놓고

아우의 얼굴을 다시 들여다본다.

 

싸늘한 달이 붉은 이마에 젖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193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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