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갈망하지만 그 행복을 추구하는 방식이나 내용은 각양각색이다. 어떤 이는 나름대로 행복을 추구하지만, 오히려 진정한 행복과 멀어진 삶을 살아간다. 또 어떤 이는 행복과 가까워지는 듯이 생활하다가도 어느 사이 멀어지기를 반복하며 좌충우돌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어떤 이는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고, 그것들을 끊임없이 추구한다. 더 나아가 자신이 필요한 것을 지혜롭게
선택하며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사람들은 성격대로 살아간다는 말을 한다. 성격은 그 개인을 특징짓는 지속적이며 일관된 행동양식으로 개인고유의 성질이나 품성이다. 즉 개인의 성장과정에서 습득된 일종의 생존전략이자 삶의 방식이며, 그 개인의 삶에 지속적으로 관여한다. 학자들은 인간이 본성적으로 태어난다고 본다. 그리고 3세 정도까지는 본성이 크게 뒤틀리지 않고 살다가 만 3세를 정점으로 하여 주위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불안을 느끼게 되고, 이에 대해 자기방어와
보존의 본능이 작용하면서 성격이 형성되어진다고 본다. 다시 말해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서 그 어떤 좋은 환경에서 자라난다 할지라도 그 개인이 성숙해 가는데 필요한 모든 조건들을 완벽하게 충족하기 어렵다. 특히 부모의 성품 중에서 어떤 면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막혀 있는데, 어린 자녀에게 그 성품이 나타난다면 부모는 불편하고 불안하게 느낄 것이다. 그리하여 그 자녀와의 상호작용에 부모의 그러한 느낌이 반영될 것이고, 그 결과 자녀도 불안을 야기하게 된다. 이러한 것이 반복되고 누적되어짐으로써 어린 자녀는 깊은 불안에 휩싸이게 될
것이고, 그것에 반응해가는 어떤 패턴을 형성해 간다. 이렇게 형성된 강한 무의식적 불안이 자기 성격유형의 기본적인 두려움이 된다. 기본적인 두려움은 어린 시절 성장과정에서 타고난 본질과의 연결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다.
성격의 기제는 에니어그램 각 성격유형의 기본적인 두려움에 의해 움직인다. 기본적인 두려움이 생기면, 그 두려움에 대항하여 스스로를 방어하고 보상하기 위해 기본적인 욕망을 만들게 된다. 이 욕망은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구이며, 이때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욕망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잘못된 방식으로 과도하게 추구하고 집착함으로써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번 성격유형의 기본적인 욕망은 완벽해지는 것이다.
기본적인 두려움이 생기기 전 본질적인 상황에서 경험할 수 있는 신성한 완벽은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완전하다. 침착하고 충분히 이완되어 있어서 완벽함을 ‘과정’으로 인식하고, 진행 중인 일에서 항상 완벽함을 지향한다. 참된 완벽 속에는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자신의 성격에 묶여 있는 1번이 이루고자 하는 완벽은 신성한 완벽이 아니라 오염되고 변질된 완벽주의적 편협함을 드러낸다. 그럼에도 그것을 참된 방식으로 착각하며, 심지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착각속의 같은 전략과 패턴을
고집스럽게 고수한다.
혹자는 우리의 성격을 부러진 팔이나 다리를 보호하기 위한 깁스에 비유한다. 부상이 크면 클수록 깁스는 더 단단하며, 문제의 상처가 치유되고 다시 완전한 기능을 회복하기 까지는 깁스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깁스를 제거해야 한다. 만약 그대로 둘 경우엔 팔이나 다리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으며, 더 큰 성장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성격도 건강하지 않을수록 진정한 자아보다는 거짓자아의 옷을 두껍게 입게 되고 본질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그리고 본질을 되찾기까지는 어떤 면에서 그 개인이 심리적으로 생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시적인 완충장치의 역할을 한다. 그런데 성격의 대부분은 조건화된 것들이다. 진정한 자아기 아니어서 만약에 성격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을 멈추지 않으면 본질의 회복은 제한된다.
에니어그램의 지혜는 성격적인 개인이 성격과 자신의 동일시를 멈추고 본질을 찾아가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준다. 즉 각 성격유형에게는 선택권이 있는데, 어떤 선택은 성장의 길(통합지향)이 되고, 또 어떤 선택은 스트레스의 길(분열지향)이 된다. 인생은 태어나서(Birth), 죽을 때(Death)까지 선택(Choice)의 연속이다. 「Birth ⇔ Choice ⇔ Death」라는 세 단어 각각의 첫 알파벳 순서에 주목해 보면, 선택이 우리의 삶을 만들어간다는 의미에서
그럴듯해 보인다. 선택의 기로에 있는 개인에게 에니어그램의 지혜는 통합의 길을 가도록 방향을 제시해주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따르면 점차 본질을 회복하고 더불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고 안내한다.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고 싶다면 자신의 선택이 그것에 준한 것이었는지 점검해 볼 일이다. 예를 들어, 성격적인 1번이 화가 난다면, 변질되고 오염된 방식의 완벽을 추구하며 화가 안 난 것처럼 가장하기 보다는 그 화에 머물러 본다(“내가 화가 났구나”). 그리고 외부로 향해진 에너지를 내면으로 돌리고 그것을 바라보며 느낌, 모양, 원천, 목적을 자문자답하며 관찰해 본다(“이 열정이 어디서 왔는가?” “이 열정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 “왜 나는
이렇게 행동하는가?” “왜 나는 화가 났는가?” “이것이 옳은 방법인가?”). 이런 과정의 경험을 반복하면 습관적으로 화를 내는 패턴이 사라지기 시작하며,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것은 통합방향을 지향하는 것이다. 각 성격유형의 통합방향은 1>7>5>8>2>4>1, 9>3>6>9(분열방향은 통합의 반대방향) 이다. 분열되어 있는 사람은 삶이 경직되고 더불어 행복으로부터 멀어진다.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통해 자신의 성격적 맹점을 자각하고 의식적으로 깨어있으며 통합방향을 선택하는 의지적 노력이
필요하다. 통합의 길은 처음 시도는 쉽지 않지만 갈수록 쉬워지고, 더 커진 심리적 자유가 보상으로 주어진다. 그 결과 의당히 행복의 초대를 받게 되며, 그 행복은 자신이 선택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