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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잡힌 통합으로의 여행을 위하여... 글쓴이 : KEEC   2014-05-08 15:33

각 유형은 가장 기본적인 생존 본능에 뿌리를 둔 세 가지 타입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SP(자기-보존: 우리의 개인적 생존), SE(성적 : 우리가 일대일 상황에서 어떻게 생존
하고 상대하는지). SO(사회적 : 단체, 지역, 사회 등에서 어떻게 우리가 생존하고 관계
하는지)로 분류된다. 그 중 나는 SO를 가장 우세한 에너지로 사용하며 살고 있다.

어릴 적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과 만날 때면 늘 내가 시간을 정하고 장소를 잡고 연락까
지 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모두가 생각했고 나도 그것이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느
껴졌다. 그러다보니 다른 친구들은 서로 편하게 이야기 나누고 있는 와중에 나는 늦게
오는 사람은 없는지, 무슨 일이 있어 못 오는 것은 아닌지 그것을 확인하는 것이 더 중
요했고, 모임이 잘 끝나고 집에 갈 때면 다음 모임은 좀 더 준비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
을 했던 적이 많았다.

이러한 경향은 사회생활하면서도 이어졌는데 신입사원 연수를 받으면서도 우리 조원
들을 어떻게 하면 더 즐겁게 해 줄까 하는 고민이 앞섰고 교육을 마치기 전에 갖는 뒷풀
이에서 마이크는 내 손에 잡혀 있었다.

사회생활하면서 팀에서 가족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일년에 2번 정도 가졌는데 장소선
정, 장보기, 게임진행, 애들과 놀아주기 등은 늘 내 차지였고 내가 좋아하는 직장선배들
을 위해 하는 것이기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러한 행사 이후에 어떤 선배와 더 친해졌다거나 한 기억은
많지 않고 오히려“ 너 때문에 즐거웠어”,“ 정말 수고했어”라는 한 마디가 나에게 더 의
미있게 다가왔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우연하게 만난 에니어그램을 배우면서 일도 생활도 재미가 있어야 된다는 생
각을 왜 늘 하게 되는지, 관심 없는 일은 해 내기가 왜 그렇게 어려운지, 특히 조직 내에
서 왜 그렇게 기를 쓰고 사람들과 함께 할 무엇인가를 고민했던 것이 내가 사회적 생존
전략(SO)를 사용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SE를 가장 적게 사용하는데 사람들과 둘이 있을 때면 마음이 왠지 좀 불안함이 느
껴져 어디서 들은 이야기나 내가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 또는 불쑥불쑥 떠오르는 질문들
을 던지는 형태여서, 나와의 친밀한 대화를 원했던 상대방은 대화를 나누었다는 기억보
다는 일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는 기분이 들었을 것 같다.

에니어그램을 공부하면서 의식적인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사람 개인간
의 만남에서 내가 마주치는 사물들과의 만남에서도 좀 더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려고
노력해보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늘 느끼게 된다. 물론 지금은 내가 주로 말하기보
다는 상대의 대화를 좀 더 들어주려고 노력하고 행사가 있을 때도 무조건 내가 하겠다
고 하기 보다는 기꺼이 요청을 받았을 때 해주려고 노력을 하다 보니 SO를 발휘할 때도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게 되었고, 사람들과 개인적인 만남에서도 예전의 나의 모습보다
는 편하게 사람을 대하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힘의 중심의 균형이 중요한 것처럼 사회적 관심(SO)이 월등하게 앞섰던 나의 모습이
자기-보존(SP), 집중적인 관계(SE)다. 사회적 관심(SO)의 균형을 잡아 가려고 애쓰고
있는 나의 모습으로의 여행을 하고 있고 쉽지 않은 길이지만 내가 가야할 길임을 알고
있기에 나를 찾는 여행을 즐거운 마음으로 오늘도 가고 있다.



- 한국에니어그램교육연구소 전임교수 이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