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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국제학술세미나 후기 '성장과 통합으로 가는 길' 글쓴이 : KEEC   2016-07-25 14:18
제1일차: 상하이로 출발
2016년 6월 28일 4시 3분, 무의적으로 잠에서 깼다. 전날 잠을 설친 탓으로 컨디션은 별로였다. 서둘러 가방을 챙기고 씻은 후 택시를 타고 대전역으로 갔다.
5시 55분, 역 광장 저 너머로 아침 서광이 서렸다. 대전발 인천공항행 KTX 열차가 미끄러지듯이 플랫폼을 빠져 나가더니, 이윽고 속도를 올리며 목적지를 향해 내달린다. 아, 이 묘한 기분이란!
8시 10분, 인천공항역에 도착하여 출국장으로 가는 길에 윤 소장님을 만나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소장님을 그 어떤 직감으로 알아보다. ‘이런 인연도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공항 대합실에서 일행 14명과 합류하여 출국 절차를 밟다.
10시 30분, OZ363 아시아나 항공기에 탑승하다. 잠시 후 비행기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더들더들 우둘두둘 흔들리더니 거친 바람소리와 함께 비행기가 부웅 뜬다. 햇살을 가르며 공중 도약을 몇 차례하더니 고도 1만 미터에 시속 800km로 간다. 구름 위를 나는 기분이 바로 이런 건가. 11시 50분에 상하이 푸동공항에 도착하다. 중국 시간으로 변경하고, 휴대전화도 로밍하여 통신망을 개통했다. 지금부터는 상하이 생활이다.
상하이! 국제도시란 느낌이 확 왔다. 일단 규모가 엄청나고, 매우 웅장하며 복잡하다. 잘 정돈됐다는 느낌도 들었다. 430킬로로 달리는 고속열차가 보이고 전철도 보인다. 그런데 상하이에는 산이 보이지 않는다. 들리는 말로는 3시간을 운전해 가야만 산을 볼 수 있단다. 또 눈이 내리지 않고 늘 습한 기후라고 한다. 넓이가 서울의 10배이고 인구가 2,400만 명으로 중경에 이어 중국 제2의 도시로서 경제와 금융의 중심이란다. 그래서 상하이에서는 돈 자랑 마란다. 121층짜리 건물은 고층 부분이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으니 신비롭기까지 하다. 예전엔 어부들이 사는 어촌이었는데 100년 전에 유럽풍으로 출발했다고 한다. 1,000년 전엔 송나라 수도였고 그 전엔 서주의 도읍이란다.
12시 55분,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안개도 끼었다 사라졌다 한다. 리무진 버스로 동방명주 탑으로 향하다. 동방명주란 ‘동방의 아름다운 구슬’을 뜻한다고 한다. 탑의 높이는 400미터가 넘고, 3개의 원기둥과 구슬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다. 1층과 2층은 역사박물관인데, 옛 것을 전통으로 알고 지키고 보존하려는 모습이 부럽다. 초속 7미터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263미터 지점의 전망대로 가서 상하이 시내를 보니 강과 바다와 건물이 조화롭다.
16시 10분, 비가 억수같이 내리고 천둥번개도 요란하다. 임시정부 청사에 도착해 8분짜리 영상물을 시청하고 전시실을 돌아보다. 역사의 현장이 주변 살림집과 혼재돼 있어 너무 초라하다. 건물도 초라하고 골목도 초라하여 마치 뒷골목의 모퉁이 집 같다. 가슴이 아팠다.
17시 5분, 유럽풍의 거리로 조성된 ‘신천지’로 가서 거리를 구경하다. 다들 유럽의 거리와 똑같다고 한다. 배가 고파서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중국식으로 먹을 만 했다. 박현경 교수가 고급 술까지 곁들여서 일품이다. 좋은 술을 마시며 나눈 말 “당신을 위해 술을 따릅니다!” 정말 멋있는 표현이다.
19시 40분, 서커스 쇼를 관람하다. 최고였다! 사람의 몸동작이 어디까지 예술이고, 인간의 한계가 어딘지가 의심될 정도로 대단했다. 22시 2분에 녹지코트야드메리어트호텔에 도착하여 짐을 풀었다. 깨끗했다. 준 5성급으로 그런대로 좋은 편이다.

2일차: 통합으로 가는 여행
6월 29일 5시 40분, 잠에서 깨어 밖을 보니 잔뜩 흐린 날씨에 엷은 안개가 끼었다. 바깥 풍경은 낯설지 않고 우리나라와 다를 바가 없었다. 사람들은 여유로워 보였고, 옛 건물과 현대식 초고층 빌딩이 공존하는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다.
8시 40분, 국제학술연구회를 시작하다. 주제는 에니어그램 힐링 프로그램! 윤 소장님이 ‘성장과 발전을 위한 통합’의 기조연설을 ‘6자 원칙’으로 마무리했다. 이어 조주영 교수가 ‘에니어그램 힐링 프로그램’이란 내용으로 발제하시고, 박현경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여기서 주체적 통합의 중요성과 진짜 사랑의 의미 그리고 정말 행복한 사람이 누군지를 배웠다.
11시 50분, 비가 세차게 내린다. 빗속을 40분간 이동하여 점심으로 삼겹살을 먹었다. 몇 군데 관광하다가 16시 10분경 차를 건강하게 마시는 법에 대해 배웠다. 차는 단번에 마시는 게 아니라고 한다. 향을 맡고 색깔을 본 후에 조금씩 나눠 마시면서 맛을 음미해야 한단다. 네 가지의 차에 대해 직접 맛을 보면서 체험했다. 고감로차는 녹차 맛이 나는데 기관지에 좋다. 우롱차는 고온명주차라고도 하며 향과 맛이 최고로서 손발이 차고 몸이 냉할 때 좋다. 인삼 맛이 나는 삼칠환은 술을 많이 마시거나 심한 스트레스에 좋다고 한다. 최고의 명차인 보이차는 몸에 독소가 쌓이거나 변비 등 모든 곳에 좋단다. “술을 마시면 몸이 아프고, 술을 마시지 않으면 마음이 아프다”는 한족 출신의 아가씨가 한 말이 뇌리에 남는다.
18시 25분, 예술의 거리를 걷다. 3개의 길로 이루어져 있는데 우리나라의 인사동 거리와 비슷하다. 길거리의 중국인 여성들, 확실히 예쁘다. 작은 얼굴에 목소리가 예쁘고 그녀들이 하는 중국말은 왜 그리 정겹게 들리나.
21시 10분, 상하이 황포강 유람선을 타고 50분간 선상에서 관광하다. 비가 그친 뒤라 날씨가 쾌청하다. 일 년에 이런 날은 몇 안 될 정도로 좋은 날씨라고 한다. 개인당 20원을 더 내고 유람선 갑판 VIP석에서 관람하는 호사를 누렸다. 100년 전의 역사와 현대의 문명이 공존하고 있음을 이곳서도 볼 수 있었다. 상하이의 야경은 대장관이다. 동방명주 탑이 그렇고, 가끔씩 지나는 구름을 121층 건물이 허리에 휘감는 광경이란! 장엄하다는 표현이 딱 맞다. 누구든 취할 수밖에 없는 이 풍경, 이태백이 술잔을 든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22시 55분 호텔에 도착하여 하루를 마감하다.

제3일차: 디즈니랜드
5시 40분, 눈을 뜨니 화창하다. 상하이의 높은 빌딩 사이로 햇살이 찾아든다. 가로수가 어제보다 푸르다. 아침식사를 하며 오늘 날씨가 좋아 대박이라며 다들 좋아한다. 기온은 33도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8시 40분, 디즈니랜드까지 이동하는 데 약 1시간이 걸렸다. 한명 한명이 돌아가면서 자기를 소개하는 기회가 있었는데 성격 유형을 파악하는 데 유용한 시간이었다. 9시 30분에 도착하니 많은 인파가 줄지어 입장하고 있었다. 입장료 11만 원. 이곳은 올해 6월 중순에 개장했으므로 이제 2주차인 셈이다. 광활한 대지 위에 엄청난 규모가 위용을 자랑한다. 미래관을 설계한 점을 높이 평가하지만, 운영 시스템 작동 상태가 아직 미흡하고 동선이 너무 길어 아기자기한 맛이 좀 떨어진다는 평이 다수다. 최고의 압권은 캐리비안 해적의 보물섬 투어로 꼽는다. 매우 인상적이었다. 디지털 그래픽이 정말 대단했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16시 55분, 남경로를 구경하다. 서울의 명동거리와 흡사한데 밤에 오는 게 낫겠다싶다. 저녁식사는 샤브샤브와 공부가주. 식사 후에 소화도 시킬 겸 상하이 거리를 걸었는데, 역시나 이곳에서도 고전과 현대의 조화를 느낄 수 있었다. 거리의 사람들 표정이 하나같이 밝고 삶의 생기가 넘쳤다.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화려한 조명이 어우러진 풍요롭고 평화스러운 세상 그 자체였다.

제4일차: 귀국 그리고 성숙
6시 10분, 눈을 뜨니 여섯 시가 넘었다. 어젯밤은 완전히 잠에 취한 모양이다. 서둘러 샤워하고 거울을 보는데 이게 웬일인가? 웬 아프리카 토인인가. 어제 하루 종일 33도의 뙤약볕 아래를 쏘다닌 결과다. 그렇지 않아도 검은 얼굴인
 









하루 종일 33도의 뙤약볕 아래를 쏘다닌 결과다. 그렇지 않아도 검은 얼굴인데 완전 새까맣게 변해버렸으니 이를 어쩐다지.
9시 20분, 아침밥을 먹은 후에 짐을 정리하여 로비에 오니 일행이 반갑게 맞아준다. 비행기를 타기 위해 호텔을 출발하려는 순간, 서 모 교수가 갑자기 지갑이 없어졌다고 했다. 순간 작은 소동이 일어났는데, 결국 지갑은 쇼핑백 안에서 찾았다. 공항으로 가는 길에 쇼핑센터에 들렀는데 지압용 안마기 하나를 샀다. 수업할 때 교육생에게 상이나 벌을 주는데 쓰면 좋을 듯해서.
11시 20분, 상하이 푸동공항에 도착했다. 공항 규모가 엄청나다. 역시 세계적이란 표현이 딱 어울린다. 공항 출국심사대를 통과하려는데 이번에는 공안요원이 박 모 교수를 막아섰다. 항공권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일행 모두는 또 가슴을 쓸어내렸다. 수하물을 부치는 심사대에서 다행히 항공권을 찾을 수 있었다.
 14시 30분, 아시아나 OZ366 비행기가 빗속을 뚫고 힘차게 이륙하여 17시 5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인천에도 비가 내렸다. 해단식을 하면서 윤 소장님께서 일일이 이름을 부르면서 이번 행사의 의미를 되새겼고, 다들 허깅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여행은 내게 무척 의미가 있고, 만났던 모든 이도 내 삶의 은인 같은 분들이라 생각된다. 진짜 사랑과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고, 너와 내가 서로 다름이 축복이라는 사실도 알았다. 귀한 만남과 소중한 관계를 맺고 여행을 함께 한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김민찬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1988.2)
ROTC 26기 임관(1988.3)
육군 중령 예편(2007.11)
육군종합행정학교 교수(2007.12-2012.11)
국방정신전력원 교수(2012.12-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