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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검사 구입 및 검사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30) 글쓴이 : KEEC 2024-05-25 16:27 |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30)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한편, 이번 수련에서 에니어그램 관련 설명은 H의 성격유형에 주로 초점을 두고 진행했으나 함께 참여한 J와 S도 자신과 다른 사람을 더 깊게 이해하는 Tip이 되었다고 한다. 다른 회차의 수련에서는 또 그 회차의 장(場)의 역동에 따라 어떤 유형을 다루게 되고, 자신은 물론 가족이나 중요한 타인의 유형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각자 성격에 대한 시스템의 작동 원리가 유사하기 때문이다.
앞 연재 글에서 “북타민”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내가 현재 북타민을 위해 활용하는 책의 리스트는 그동안 읽었던 1만 여권의 책들 중에서 일부를 힐다모델에 근거하여 분류한 것이다. 그 내용은 네이버블로그(힐다의 웰니스학교)의 “책소개 코너”에 포스팅하여 두고 기회가 닿을 때마다 업데이트한다.
나는 평소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하루에 최소 2~3시간 이상 독서를 즐긴다.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는 것은 나의 중요한 취미활동이다. 동시에 힐다모델의 가능성을 신뢰하며 더욱 공고히 하여 필요한 사람들이 가치 있게 활용하기를 염원하는 의지의 실현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힐다모델의 큰 틀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그 세부 내용은 더 발전적으로 수정‧보완해 갈 예정이다.
그리고 리스트에 올려놓은 책들은 이미 읽은 것들이지만 북타민을 운영하면서 그 달에 어떤 책이 선정되면 그 책을 다시 읽는다. 북타민은 현재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한팀씩 운영하고 있다. 두 팀의 운영 시기는 다르지만 양팀에서 같은 책을 선정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그 책에 대해서는 최소 3회를 읽게 된다. 경우에 따라 그 책의 내용을 논문에 인용하거나 또는 다른 필요에 의해 추가적으로 더 읽기도 한다.
그 과정 또한 즐겁다. 나의 모든 독서에서 그렇듯이 H가 많이 읽었다는 에크하르트 톨레의 책을 읽으며 밑줄 그은 내용들이 다시 읽을 때는 또 다른 감동으로 전해지는 경험을 하였다. 좋은 책은 여러 번 읽어도 그때마다 깊은 울림과 통찰로 이끈다. 아는 내용이어서 수시로 언급하는 것이지만 다시금 묵상하며 더 깊이 스며듦을 느낀다.
그 중의 하나는 “무엇을 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하는가가 당신의 운명을 실현하는가 아닌가를 결정한다. 그리고 당신이 하는 일을 어떻게 하는가는 당신의 의식 상태에 의해 결정된다. 자신의 의식 상태에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삶에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다”이다. 힐다모델은 건강한 의식 상태를 지향한다.
Caroline Myss(정현숙 역, 2020)가 강조한 바와 같이 “우리의 마음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바뀌는 데는 조화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힐다모델을 통한 수련도 에니어그램의 지혜에 근거하여 조화된 노력을 중요시한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갈 수 있도록(현존) 방향과 방법을 안내한다. 현존을 방해하는 것들을 자각하고 치유를 통해 해소 함으로써 자신의 의식 상태에 대해 좀 더 온전히 책임을 질 수 있게 된다.
H의 에니어그램 성격유형 탐색을 마치고, 시스템사고에 입각하여 수련의 방향을 잡아갈 수 있도록 힐다모델에 대한 개요를 안내했다. 주요 내용을 H의 상황에 맞추어 조목조목 언급하며 개략적으로 설명했다. 이 또한 H에게 그녀가 지금까지 마음공부를 하며 정성을 들여온 것들에 대해 나름대로 정리하는 기회로 작용하였다고 고마워한다.
콜라보 치유프로젝트를 운영함에 있어서 이전 회차에서처럼 나는 이번 회차에서도 수련 과정에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내용 중의 일부를 사전에 정리하여 네이버블로그에 포스팅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참여자에게 링크하여, 수련 과정에서는 물론 필요할 때는 언제든 열어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연재 글에서는 힐다모델에 대한 개요에 대해 이전에 설명한 것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이어지는 푸드아트테라피 오감각 깨우기는 공동진행자 김민지 선생에 의해 국화꽃차가 준비되었다. 국화꽃차는 수수네숲에서 직접 채취한 국화꽃으로 만든 차이다. 힐다의 웰니스학교가 수수네숲과 콜라보로 이 치유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 덕에 제철 식재료를 활용하여 맞이하기를 준비하고, 과정을 진행한다.
나는 사전에 오감각 깨우기의 정보를 접하고 관련 공부를 하고자 국화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았다. 조선 후기에 국가의 편찬 사업을 주도하였던 서명응(1786)에 의한 보만재총서에 따르면 국화의 종류가 무려 280여 종에 이른다. 그 외에도 몇몇 고전문헌에 국화 관련 술, 국화전 등의 음식, 효능 등의 정보가 확인되지만,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기로 한다.
국화와 관련된 스토리가 많다. 국화는 사군자(매란국죽: 梅蘭菊竹)의 하나로 군자(학식, 인품, 덕이 높은 사람)에 비유하여 얘기한다. 중국 고전 「종회부(鍾會賦)」에서는 “국화에는 다섯 가지 미(美)가 있으니, 동그란 꽃송이가 높다랗게 달려 있음은 천국을 모양한 것이요, 섞임이 없이 순수한 황색은 땅의 빛깔이요, 일찍 심어 늦게 핌은 군자의 덕이요, 서리를 이겨 뚫고 꽃을 피움은 강직한 기상이요, 술잔에 동동 떠 있음은 신선의 음식이라”고 말하며 국화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https://namu.wiki/w/%EC%82%AC%EA%B5%B0%EC%9E%90).
조선시대에는 국화꽃이 아주 비쌌나 보다. 그 근거는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자식들에게 보낸 편지 중에, ‘국화 한 이랑만 팔아도 몇 달치 식량을 살 수 있다’라는 구절에서 찾을 수 있다. 또한 음력 9월 9일이 중양절로 원래 하나의 명절이었다. 이때는 국화차나 국화전을 부쳐 먹으며 꽃놀이는 하는 명절이었다고 한다.
가을꽃의 대명사인 국화는 향도 좋고 그 효능도 엄청나다. “소화, 안정과 진정, 감기, 시력, 혈액순환, 피부, 해독, 혈당, 염증, 간과 뇌, 콜레스테롤, 면역력, 호흡기, 심장 등에 두루 좋다(경북매일, 2023. 12. 15). 이번에 푸드아트테라피 오감각 깨우기를 위해 국화차의 꽃으로 활용한 것은 어자국이다.
어자국은 임금님이 차로 마셨다는 국화(농민신문, 2023. 7. 19)로, 동국이라고도 불리며(전라일보, 2023. 5. 24), 꽃차를 만들어 즐길 수 있다. 찻잔에 차를 위해 준비한 국화꽃을 담고 물을 붓자 연한 노란색이 우러난다. 동시에 차의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것을 후각으로 누리다가, 직접 입으로 마시자 더 섬세하게 안으로 전해지며 형언할 수 없는 기쁨으로 다가온다.
여기저기서 ‘으~음’ ‘음!’하는 감탄이 흘러나온다. 차우림 색이 예쁘게 배어 나오는 것을 눈으로 감상하고, 그윽하게 솔솔 퍼지는 국화의 향을 코로 느끼며, 음다(飮茶)할 수 있어서 더없는 행복을 누리는 중이리라. 국화차를 목으로 넘긴 후에 뒤끝의 여운이 엷은 단맛으로 남는다. 담담하게 전해지는 위로는 심신을 조율하고 감사함의 여운으로 잔잔한 파장을 일으킨다.
나는 사전에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라는 시를 준비하여, 김민지 선생에게 낭독을 요청하였다. 그리고 다 함께 감상하며, 이 과정에 몰입하였다.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서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후략) ~”
“국화 옆에서”라는 시는 매우 유명하여 다 알겠지만, 이렇게 국화꽃차를 마시며 다른 사람의 낭독을 감상하는 느낌이 각별하다. 내가 이번에 이 시를 선택한 것은 성격을 강화하거나 본질을 회복하는 여정을 비유적으로 설명하기에도 좋기 때문이다. 자리이타와 선순환의 에너지의 흐름이 본질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함을 기억하자.
명사들의 차 예찬도 귀담아듣고 싶다. 조선 실학자 정약용의 호인 다산((茶山)은 차를 좋아하여 붙인 이름이다. 그는 “음다흥음주망(飮茶興飮酒亡)”. 즉 차를 마시면 흥하고, 술을 마시면 망한다고 했다. 또한 차에 심취하여 ‘다암시첩’이라는 시집도 남겼다(전라일보, 2023. 4. 19).
다신계(茶信契)는 인연을 소중히 여긴 다산이 차로 믿음을 이어가자며 만든 차모임이다. 이것은 강진에 18년 동안 머물던 정약용이 1818년 8월에 유배가 풀려 고향 남양주로 떠나면서 제자 18명과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한겨레신문, 2018. 9. 12). 강진군은 이런 문화유산과 전통을 계승하여 고유한 차문화 보급으로 이어가고 있다
여연스님은 “차는 형식과 관념 속에서 머무는 뜬구름이 아니라 존재와 현실의 내적 욕망을 갈무리하는 청적(淸寂)이 머무는 마음의 공간이다(서울신문, 2006. 1. 16)”라고 찬양하였다. 소암미술관 양동호 관장은 “차를 마시는 음다예의는 귀로는 찻물 끓는 소리를, 눈으로 차색깔을, 입으로 차의 맛을, 손으로 찻잔의 감촉을 즐기기 위함”이라고 하였다(광주일보, 2024. 4. 24).
여하튼 나는 수수네숲에서 어자국이 자라는 것을 보았기에, 그것을 채취하여 차를 만들어 음다하기까지의 여정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덕분에 음다를 하며 그 여운으로 심신이 더 조화롭게 조율되는 느낌이 들었다. 뒷맛이 상쾌하고 깔끔하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인가?!. 한편, 나는 차우림 후의 국화꽃(어자국 꽃차 연출사진에서 ④)도 버리지 않고 푸드아트테라피로 활용하는 것을 즐긴다.
이번 회차에서 그렇게 한 것은 아니지만, 때로 다음에 활용하고자 그것들을 말리기도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자원을 재활용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고, 환경에 해로움을 적게 남기며, 푸드아트테라피의 생명중심사상과도 부합한다. 뿐만아니라 푸드아트테라피를 치료나 교육적으로 운영하는 과정에서 색감의 미묘함을 잘 살려 나가는 데도 더없이 좋다.
푸드아트테라피를 깊고 섬세하게 운영해 본 사람들은 그 가치를 충분히 짐작할 것이다. 나는 다년간 푸드아트테라피를 운영해 오고, 또 연구를 지속하며 많은 노하우를 축적해 가고 있다. 이미 몇 차례 언급한 바와 같이 힐다의 웰니스학교가 수수네숲과 콜라보로 치유프로젝트를 하는 것은 상호재능기부형식이다. 덕분에 나는 여러 측면에서 내가 지향하는 연구를 더 깊게 발전시켜 가고 있다.
힐다의 웰니스학교가 수수네숲과 여러 해에 걸쳐 상호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것은 가치의 지향에 있어서 공통 분모가 크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치유프로젝트에서 가공식품을 최대한 배제하고 있다. 치유 식단을 담당한 이득림선생은 농약을 치지 않고 자연적으로 재배되거나 스스로 재배한 식재료와 천연조미료를 활용한 요리를 통해 건강함을 담아낸다.
음식에 관한 한 모든 것이 진심과 정성, 그 자체이다. 그리고 기회 닿을 때마다 관련 정보를 상호교류하고 배움의 기회도 갖는다. 나는 이들 모녀의 공을 높이 사며 이득림선생은 요리연구가로, 김민지선생은 자연치유 연구가로 칭하여 왔다. 앞으로 이들이 해당 분야에서 더 발전적으로 활약할 것으로 믿으며 지지하고 응원한다.
이어진 과정은 푸드아트테라피 맞이하기이다. 김민지 선생은 보통 수수네숲에서 치유프로젝트를 운영할 경우에는 맞이하기에 대한 구상은 미리 해 두지만, 작품은 아침에 좀 일찍 준비하곤 했단다. 그런데 이번회차는 추위를 고려하여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운영하므로 전날 저녁에 작품을 미리 만들어 두었다가 아침에 그대로 가져왔다고 한다.
작품을 미리 만들어 두었기에 겉에 덮은 낙엽들이 좀 말랐는데, 이는 맞이하기의 리얼함을 살리고자 그녀가 의도한 것이다. 이즈음의 수수네숲은 가을이 무르익어 바닥에 낙엽이 많다. 도시에서는 낙엽이 바닥에 떨어지면 보통 쓸어낸다. 그녀는 맞이하기의 서두에 참석자들에게 도시에서 낙엽을 쓸어내는 것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는지 질문을 던졌다.
H는 그 질문을 받고 처음으로 해당 내용을 생각해 보니 낙엽을 담는 전용 포대가 있을 정도로 낙엽이 많다는 점이 떠오른다고 한다. 김민지 선생도 한 나무에서 그렇게 많은 낙엽이 나온다는 것이 새삼 놀라웠단다. 이득림선생은 은행잎 낙엽의 경우 주워서 밭에다 두고 싶은데, 그 이유는 은행잎이 살균작용을 하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일반 낙엽은 그대로 두고 그 나무를 덮어주는 것이 그 나무가 겨울을 잘 나고 뿌리가 활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낙엽을 쓸어내는 것이 나무의 입장에서는 결코 좋은 것은 아니므로 쓸어내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단다. 그녀는 식물을 품은 자연이 좋아서 산에 들어와 살게 되었고, 그리고 식물이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숲에 살면서 나무를 돌보는 숲지기의 살아 있는 이야기여서 ‘아하! 그렇구나!’하는 느낌으로 경청했다. 자연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삶이 자연이기를 추구하는 자연주의 임산물 생산자이자 자연철학자, 이득림선생! 그녀는 다양한 생명이 숨 쉬는 수수네숲에서 자연과 함께하며 제2의 인생을 잘 개척해 가고 있다.
그러나 예측할 수 있는 바와 같이 그 여정이 늘 순탄하지만은 않다. 어려움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나도 그 점에서는 예외가 아니다. 다만 지금은 수련이 깊어졌기에 과거에 비해 보다 빨리 상황 파악과 알아차림으로 건강한 선택을 이어가고 있다. 어쨌거나 이득림 선생은 그녀의 삶의 지향에 있어서 힐다의 웰니스학교가 방향과 길을 제대로 안내해 줄 뿐만 아니라 든든한 응원군이 되고 있다며 수시로 감사를 표하곤 한다.
앞 연재 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녀가 처음에 힐다의 웰니스학교를 찾은 것은 딸의 공황장애를 치유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딸을 벌써 치유되었고, 힐러로 활약하고 있다. 더불어 이득림 선생도 수개월 전부터 자신과 다른 가족의 치유와 영적인 성장에 정성을 많이 들여가고 있다.
각설하고, 김민지선생이 진행하는 맞이하기의 도입 질문이 무르익을 즈음, 그녀가 나를 향해 질문을 했다. “혹시 교수님은 이 주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라고 나의 관점을 듣고 싶어 했다. 나는 낙엽을 보면 계절감을 느끼게 되고, 가을의 낭만을 즐기고자 두고 보는 것을 선호한다.
그렇지만, 도시에 있는 가로수의 낙엽은 안전이나 미관 등을 고려하여 환경미화원들이 제거한다. 그분들에게는 낙엽 청소가 일이므로 나와 입장 차가 있다. 나는 지금까지 보아온 환경미화원이 낙엽을 쓸어내는 다양한 모습을 상기하며 잠시 생각에 머문다. 어떤 분은 시민을 위해 거리를 깨끗이 한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이 보인다.
또 어떤 분은 무표정하게 단순히 생계를 위한 돈을 벌기 위해서 낙엽 청소를 하는 것 같다. 또 어떤 분은 계절마다 많은 낙엽을 치우는 것이 성가시다는 듯 짜증스러운 모습이다. 그럴 때는 그분들의 삶의 굴레와 애환이 보이곤 하는데, 나는 때로 호오포노포노의 미용감사나 아봐타의 자비심훈련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기도 한다.
여러 상황이 있지만 나는 가능하다면 가을의 낭만을 좀 더 즐길 수 있도록 낙엽을 최대한 늦게 쓸어내는 것을 기대한다. 낙엽을 바라보는 것도, 그리고 그 위를 사뿐사뿐 걸어보는 것도 상당히 운치가 있다. 낙엽은 중요한 사색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프랑스 시인인 레미 드 구루몽의 시, 낙엽은 가을에 참 잘 어울린다.
그는 이 시에서 “(초략) ~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후략)”라고 노래했다. 이 시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애송되고 있다. 특히,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가 후렴처럼 반복되고 있어 묘한 매력을 더해준다.
이효석의 수필인 “낙엽을 태우면서”도 떠오른다. 그는 “~ (초략) 낙엽 타는 냄새같이 좋은 것이 있을까. 가제 볶아낸 커피의 냄새가 난다. 잘 익은 개암 냄새가 난다. (중략) 타서 흩어지는 낙엽의 산더미를 바라보며 향기로운 냄새를 맡고 있노라면 별안간 맹렬한 생활의 의욕을 느끼게 된다. (후략)”와 같이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런저런 스토리가 더해지며, 일엽지추(一葉知秋), 오동일엽(梧桐一葉), 낙엽귀근(落葉歸根) 등의 사자성어가 떠올려지고, 급기야 잠시 철학자가 되어 보기도 한다. 물론, 지역구 공천서 “추풍낙엽 탈락”이나, 은퇴 남편 증후군을 “젖은 낙엽증후군”등으로 낙엽을 부정적으로 기우는 세태에 빗대어 설명하기도 한다.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은 이 콜라보치유프로젝트에서 힐다모델을 통해 치유를 넘어 온전한 삶을 지향한다. 추풍낙엽 탈락이나 젖은 낙엽증후군처럼 부정적 의미의 낙엽(落葉) 아니라 락엽(樂獵)이 되기를 응원하고 지지한다. 적절한 자기 돌봄으로 상황 대처력도 향상하고, 100세 시대의 인생 2막 준비를 위한 힘도 키워 간다.
“낙엽”이 이렇게 나눌 거리가 많다. 나는 나무가 끝까지 나무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점도 귀하게 여긴다. 나도 그런 삶을 닮고 싶다. 같은 맥락에서 낙엽귀근처럼 낙엽이 자연으로 순환하도록 하는 것에도 관심이 많다. 그래서 대중매체를 통해 일부 지역에서 낙엽을 퇴비로 활용하거나 자원으로 활용하는 기사를 만나면 눈여겨보곤 한다.
농가들에서는 낙엽을 수거하여 퇴비용, 축사 깔개용, 특용작물 보온재용 등으로 활용한다(경향신문, 2023. 11.8). 남이섬의 경우 오래전부터 송파구의 은행잎 낙엽을 지원받아 재활용하여 가을 풍광을 연출해 왔다. 낙엽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모범사례다. 이렇게 하는 것은 낙엽 소각 비용의 절감 효과도 있다.
김민지 선생은 낙엽을 쓸어내는 것에서 낙엽의 층을 발견하였고, 그것을 아이의 순수한 시선으로 놀이처럼 보았나 보다. 그것에서 착안하여 오늘의 맞이하기로 발전시켰고, 낙엽 더미를 쌓아서 참여자들에게 쓸어내는 퍼포먼스로 이끌었다. 갈대로 만든 빗자루로 작품의 낙엽을 쓸어내며 작품 안에 숨겨놓은 것을 찾아보는 활동이다.
작품의 낙엽이 쓸려나갈수록 안에 묻어둔 것의 실체가 드러난다. 낙엽 안에 있는 어떤 것이 차츰 보인다. ‘오~’, ‘어머나’, ‘와’, ‘보물이 나오네’ 등의 반응이다. 노오란 국화, 우리가 차로 마셨던 어자국이 생화로 드러난다. 국화가 드러나자 국화향도 더 진하게 흘러나오고, 국화꽃들로 만든 하트가 보인다.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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