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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32) 글쓴이 : KEEC   2024-07-25 19:26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32)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31회차 연재 글에서 다룬 이득림 선생의 힐다모델을 통한 가족치유사례 나눔에 대해 좀 더 다루고자 한다. 그녀는 안다는 것이 이렇게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느꼈노라고 힘주어 말한다. 이 수련을 시작하지 않았으면 죽을 때까지 이러한 기쁨과 행복을 절대 몰랐을 것이고, 모르는 삶은 생각만으로도 아찔하단다. 그녀는 수련을 거듭할수록 마음이 단단해진다는 느낌을 받고 있으며, 앞으로 정말 행복하게 잘 살 것 같다는 기대와 희망을 선언했다. 

 

  이득림선생의 가족치유사례 얘기를 듣고 다른 참여자들도 잘 사셨다고 격려와 지지를 보내 준다. 그녀는 미소로 화답하며 이번 수련에 참여한 H도 자신의 딸처럼 결혼 전인 점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결혼 전에 이런 공부와 수련을 한 것은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나는 H에게 이 얘기가 어떻게 전해지는지 물었다. 그녀는 동감하며 자신의 가족도 비슷한 아픔이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자신은 현재 혼자 이 수련에 참여 중이고 수수네숲 가족은 온 가족이 참여하는 것이 마냥 부럽단다. 누구든 처음이 있다. 수련을 중단하지 않고 점진적이고 더 발전적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대해 나는 H가 좀 더 희망을 갖도록 돕고자 수수네숲의 가족 수련도 처음부터 온가족이 참여한 것은 아님을 알려주었다. 처음에는 모녀만 시작하였고, 5회차에 아들이 합류하였으며, 7회차에 남편이 합류한 것이다. 

 

  그리고 모든 가족원이 수련 첫날부터 신뢰 모드로 참여한 것도 아니다. 딸인 김민지 선생은 수련 첫날부터 엄지척을 내보이며 좋아하였다. 엄마인 이득림선생은 1~3회는 매우 바쁜 와중에 딸을 위해 마지못해 참여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다가 3회차 수련 과정에서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 어둠의 안개가 걷히는 느낌 보고를 하였다. 더불어 수련의 지속에 대해 깊은 애정 모드로 바뀌었다. 

 

  그 긍정적 여파로 딸과 함께 아들과 남편을 차례로 설득하여 수련에 합류하도록 한 것이다. 이 연재칼럼의 수련 시기인 2022년 11월 당시에 남편 외의 다른 가족은 모두 수련에 대한 신뢰가 매우 깊었다. 그러나 남편은 아직 마음까지 온전히 합류하지는 못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양상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보편적 현상이다. 그렇지만 이 칼럼을 쓰고 있는 현재(2024년 7월)는 남편도 지속적인 수련에 대해 완전 신뢰 모드이다. 가족의 성장과 치유도 두드러지고, 그 건강한 에너지가 선순환하고 있음도 확인된다. 

 

  온가족이 수련을 함께 지속하면 가장 좋지만, 사정이 여의치 못할 때는 혼자라도 수련을 장기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순간 당사자는 물론 가족 간에 상호작용의 양상이 질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가족 중의 누군가가 습관적으로 화를 내거나 힘들게 하더라도 그것에 대해 같이 화를 내거나 얼어붙는 방식의 반사적 반응 대신에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관찰자의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자신을 마음과 동일시하면 마음은 더 강력해진다. 반대로 마음을 관찰하면 마음은 에너지를 잃고 약화된다(에크하르트 톨레).” “부정적 생각이나 감정의 자연적 수명은 90초이다. 우리는 화를 내는 순간 스트레스 호르몬이 온몸의 혈관을 타고 퍼져 나가는데, 90초가 지나면 저절로 완전히 사라진다. 그런데 분노가 90초 이상 지속되는 건 우리 스스로 화에 기름을 붓기 때문이다(김상운).” 

 

  힐다모델에는 응급처치 방편도 다양하게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어 화가 나거나 부정적 감정이 발생할 경우 EFT를 적용하여 타점을 두드리거나 SE의 부사운드를 통해 그 순간의 감정 조율을 선택할 수 있다. 이 방법은 개인도 도움을 많이 받지만, 가족이 다 함께 수련하는 경우에는 서로 긍정적인 방향 전환의 계기로 이어지기도 한다. 즉, 가족 중에 누군가는 문제의 상황을 알아차리고 반사적 반응 대신 조용히 타점을 두드리며 자신에게 집중하면, 상대도 이내 알아차리고 그런 행동을 중지하게 된다. 

 

  이런 상황은 수수네숲 가족의 수련 과정에서 여러 차례 확인된 점이기도 하다. 수련을 지속해 가다 보면 어느 순간 문제 발생은 줄어들고 가정이 평화를 유지해 갈 수 있다. 우리는 자신이 처한 여건이 어떠하던 그것이 주는 배움의 기회를 챙기고 감사를 선택할 수 있다. 내가 현존하면 자신은 물론 그 긍정적 파장이 가족에게, 그리고 이웃과 사회로 선순환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우리 각자의 수련이 좋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하자, 모두들 수긍하며 미소 짓는다.

 

  그래서 “우리 하이파이브 해야겠네요!” 하니, 공동진행자 이득림 선생이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참여자들에게 돌아다니며 하이파이브를 한다. 이렇게 우리는 서로 도반이 되어 점진적으로 치유하고 성장해 가고 있다. 이어서 김민지 선생이 가족에게 일어난 일을 근거리에서 보며 느낀 점을 들려주었다. 그녀는 아프고 나서 힐다모델을 적용한 수련으로 치유를 했고, 이것이 너무 좋아서 앞으로 힐러의 길을 걷고자 마음을 먹고 지금의 일을 하고 있다.

 

  그녀는 주변의 힐링업계 종사자들이 스스로를 온전히 치유하지 않고 일하는 것에 대해 늘 의문을 가져왔다. 만날 때마다 “힘들다”는 말을 반복하는데, 저렇게 힘들면서 다른 사람들을 치유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다. 물론 인간적인 차원에서 충분히 이해는 된다. 그러나 너무 뻔하게 반복되는 문제를 보이는 안타까운 현실을 많이 목격하였고 스스로는 그러지 않고자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여 그녀는 자신이 잘 가고 있고, 잘되고 있다고 믿었다.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도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며, “힐러가족”이라는 점에 자부심과 확신에 차 있었다. 그런데 최근 자신의 아빠가 보여준 문제로 잠시나마 정체성이 흔들렸다. 그녀는 자신의 문제가 이런데 누굴 치유할 수 있지라는 생각에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위기가 왔고, ‘카르마적인 문제는 이번 생애에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좌절하며 주춤했다. 

 

  그렇지만 그 상황에서 바쁜 동생까지 부랴부랴 합류하여 가족을 뭉치게 하였고, 함께 대책을 논의하게 되었으며, 결과적으로 큰 배움과 깨달음을 얻었다. 그녀는 이번의 경험으로 큰 산을 넘은 것이 전화위복으로 수용된다고 하였다. 수련이라는 것이 사실은 중간에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게 하는듯하다고 말한다. 

 

  김민지 선생은 자신의 아빠가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의 수련이 이해가 안 된다며 수련에 저항하고 계시지만, 분명히 그 전에 비해 그간의 수련 내용을 알고는 있었고, 다만 적절히 표현을 못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녀는 그 일로 헛된 것은 없고, 다만 수련의 개인차가 있을 뿐이라는 것을 경험하였다. 김민지 선생은 이번에 자신의 가족에게 일어난 에피소드로 인하여 정성을 들이면 어떤 식으로든 변화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 듯하다. 

 

  한참 전의 연재 글에서 학습의 4단계를 언급한 바 있다. 바로, ① 무의식적 알지 못함의 단계, ② 의식적 알지 못함의 단계, ③ 의식적 앎의 단계, ④ 무의식적 앎의 단계가 그것이다. 김민지 선생은 스스로를 의식적 앎의 단계로 인식하고 있다. 의식적 앎의 단계에서 좌충우돌이 많이 일어날 수 있다. 이 또한 긍정적 사인이다. 걱정, 두려움, 집착, 비교, 경계 등 에고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좌충우돌이 있기는 하지만, 수련은 이어지고 있고 그래서 온전한 치유적 선택이 늘어날수록 이 가족이 더 단단해져 가고 있는 것이다. 김민지 선생의 아버지가 수련에 한 번 빠진 것을 계기로 수수네숲 가족의 수련 여정에 훨씬 가속도가 붙었다. 이 또한 삶의 한 국면이고, 배움의 기회이다. 흔히들 영적인 성장의 여정을 나선형 변화에 비유한다. 

 

  그 나선의 흐름도 큰 줄기만을 표현한 것이며, 그 큰 줄기 내에 좀 더 작은 양상의 지그재그식으로 드러나는 문제와 씨름할 수 있다. 수련 과정에서 보이는 이런 일은 보편적이라는 얘기다. 이럴 때 관찰자의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빛을 발한다. 수련이 깊어질수록 그것이 훨씬 수월해진다.

 

  영적인 수련을 하는 사람들은 삶에서 직면하는 사건 사고의 과정이나 결과를 피하지 않는다. 모든 주어진 것을 감사하게 수용하며 그것을 통한 배움을 챙긴다. 수수네숲 가족도 수련을 지속하는 가운데 빚어진 이번 에피소드를 통해 그 점을 명확히 챙긴 듯하다. 그들이 자각하고 있듯이 이 상황은 어떤 면에서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 순간은 힘들었겠지만, 이런 사건 사고를 통해 각자, 또는 서로를 깊고도 세세하게 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어지는 순서는 푸드아트테라피이다. 이번 회차의 주제는 “나의 과거-현재-미래”이다. 이번 주제는 각자 자신을 돌아보고, 더 발전적 방향을 모색해 갈 수 있도록 조력하고자 선정한 것이다. 각자의 본질을 기억하며, 그것을 회복해 가는 데 초점을 두고 작품에 임하도록 안내했다. 참여자들이 나의 설명을 듣고 각자 작품에 임하는 과정에서 보인 장의 역동은 잔잔하고 아름답다. 사뭇 진지한 가운데 간간이 미소와 웃음도 피어난다. 

 

  힐다의 웰니스학교에는 푸드아트테라피용 소품을 제법 갖추고 있다. 십수 년간 국내외를 오가며 모아온 각종 피규어를 비롯하여 주문 제작하여 갖추고 있는 다양한 소품들이 참여자들의 눈길을 끈듯하다. H는 그중에서 밤윷을, 그리고 L은 미니 팽이와 몇몇 미니어처를 발견하고 흥미로워한다. 윷은 커피윷, 일반윷 등 다양한 모형이 있으며, 어린아이들 키만한 대형윷도 주문 제작하여 갖추고 있다. 

 

  나는 전통 윷놀이와 상담을 놀이형식으로 접목하여 푸드아트테라피, 욕구 탐색, 마음 탐색, 진로지도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각자 작품을 만드는데 있어서 미리 준비해 둔 재료를 활용할 수도 있고, 또는 진열된 것 중에서 마음을 끄는 재료나 소품을 활용할 수도 있다. 각자 자신의 스토리를 담은 작품활동에 정성을 들인다. 이 시간은 자신을 보다 깊게 탐색하고 알아차리는 시간이기도 하다. 

 

  작품이 완성되었을 즈음, 자신의 스토리를 얘기하고 싶고 준비된 사람부터 기회를 부여했다. S가 먼저 시작하였으며, 요즘 자신의 이슈가 모든 사람에 대한 ‘사랑’이라며 이야기를 열었다. 그녀에 따르면, 처음 작품을 구상할 때 과거를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고민스러웠다. 

 

  아프기 전, 이 일을 시작하기 전 등 여러 장면을 고려하다가 결국 어린 시절로 선정하였다. 그녀는 작품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엔 가족이 삶의 전부였기에 4인 가족이 함께 돌돌 뭉쳐져 있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자신이 어려서는 이웃집에 어디나 가서 간식을 요청할 정도로 넉살이 좋았고 주고받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매우 외향적 성격으로 모든 것이 원활하였으나 살아오며 많이 변했다. 

 

  어느 순간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자 너무 과도하게 몸을 사리게 되었고, 다른 사람에게 주지 않는 모습으로 무너졌었다. 그야말로 사랑이 소실된 암흑기였다. 그렇게 된 것이 정확히 어떤 문제인지에 대해 꼬집어 말할 수는 없다. 아마도 복합적인 이유일 것으로 본다. 한 10년가량의 세월 동안 정서적으로 매우 빈곤하였기에 아무것도 없는 모습을 묘사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자연 속에 둘러싸여 있고 자연치유 요법을 적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사람이 없는 모습인데, 이것은 실제는 사람을 많이 만나지만 마음속에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높은 성에 사람은 없고 식물과 동물만 있는데, 지금 자신의 모습이 이렇게 스스로를 가두고 있는 상황이라는 자각을 한 것이다. 마음의 벽을 쌓고 있는데, 이것들이 과거의 영향임을 알고 있고, 점차 회복해 가는 시간의 모습을 나타냈다. 

 

  어려서 갖추고 있던 외향성과 순수성,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고 사랑을 회복하고 싶은 것이 미래의 모습이다. 그래서 쉽게 오갈 수 있는 모습으로 묘사하였다. 그리고 신랑 신부의 결혼 이미지도 포함하였다. 이 모습처럼 미래는 자연스럽길 기대한다. 그전에는 작품들이 커리어나 직업적인 성취에 초점을 맞추곤 했다. 

 

  그러다가 최근에 그런 것이 없는 본연의 삶의 모습이 점차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드디어 사람과 사랑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는 앞으로 정말 사랑하고 싶다는 열망을 드러냈다. 그녀의 열망과 그 에너지가 느껴지는 리얼한 설명을 하나하나 듣고 보니 스토리가 더 풍성하게 다가온다. 

 

 

  주진행자로서 나는 S의 지향에 응원과 지지를 보내며 몇 가지 Tip을 안내하였다. 자신이 간절히 열망하는 것은 “1인칭 현재형”으로 묘사하며, 그에 준하는 느낌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는 것은 우주의 건강한 지지와 에너지를 얻는데 용이하다. “우주는 당신이 하는 말을 듣지 않는다. 당신의 느낌을 듣는다(Wayne W. Dyer & Esther Hicks)." 우리가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언어표현도 기운을 담고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H는 과거-현재-미래를 색으로 묘사하였다. 그녀는 토요일에 한 수업에서 질문을 받았는데, 그 내용은 ‘당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무엇입니까?’였다. H는 그것이 자신의 과거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자꾸 그것에 빠져 있는 느낌이란다. 그래서 과거의 색을 어둡게 묘사했다. 그리고 현재는 불안하고 뭔가 열심히 하기는 하는데 놓치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빨강색으로 표현했다. 

 

  미래에도 조화가 잘 되는 것은 상상이 안 된다. 뭔가 바쁘게 돌아가는 느낌이 들어서 파랑색으로 묘사하였다. 그런데 좀 힘들어 보이고 애써서 나아가려고 하는 느낌이란다. 이런 H의 설명을 듣고 S가 H의 작품에 나비가 많이 등장한 것이 ‘자유로운 느낌’을 준다고 피드백을 준다. H가 힘들다고 표현은 했지만, 스스로 문제를 자각하고 있어서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컬러에 의한 생동감과 에너지의 확장 느낌도 긍정적으로 다가오며 희망이 보인다는 느낌을 전해 준다. 

 

  그러자 H는 춤추고 노래 부를 때는 좋았고 자유롭고 싶음이 있었다. 그러나 현실로 돌아오면 녹록치 않음을 묘사하였다고 한다. 나는 H의 상황을 공감한 후, 그녀의 마음이 좀 더 편안해지고 더 발전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장‧단기적 대책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앞서 이득림 선생이 가족치유사례에서 나눈 바와 같이 바라보는 관점에 따른 느낌의 차이를 상기하도록 언급하였다. 

 

  남편이 화냈을 때 ‘화’로만 보지 않고, 그것이 그의 ‘아픔’때문이라는 점을 수용하자 측은지심으로 바뀌었던 사례 말이다. 이러한 상황은 당면과제들에 대해 시스템사고에 입각하여 총체적으로 바라볼 때 가능하다. 긍‧부정적 측면을 다 갖추고 있는 일들에서 어느 한 측면만을 바라보면 과도하게 낙관적이거나 비관적이 될 수 있다. 나쁜 점이 전경으로 두드러지면 좋은 점은 배경으로 물러나게 마련이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에 준하는 느낌과 몸 반응이 수반되는 것은 당연하다. 사고‧감정‧행동의 통합을 지향하는 이 수련 여정은 소모적으로 방전시키는 선택이 아니라 건강하게 충전되는 선택에 주의를 기울인다. 지금은 사회인이 된 아들이 대학 시절 팀과제를 수행하며 제 역할을 하지 않는 팀원 때문에 자신이 너무 고생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한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아들의 처지를 공감한 후, 그 ‘역경’을 잘 넘기면 ‘경력’이 아들만의 자원으로 쌓이고, 그 수고 덕분에 고수가 될 것이라는 격려를 해준 적이 있다. 당시에 아들은 자신의 상황을 좀 더 편안하게 수용하는 듯했다. 더불어 수년 전 내가 서두르다가 바닥에 꽈당하고 넘어져서 꼬리뼈가 골절되었으며, 그 여파로 고생했던 에피소드도 들려주었다. 

 

  당시에 너무 심하게 넘어져서, 바닥에 누운 상황에서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하는 마음까지 들었던 내 생애에서 최고 큰 사고였다. 그 사고로 나는 3개월가량 매우 큰 고생을 했다. 처리해야 할 일들도 몰려있던 때였다. 잠을 충분히 자야 골절된 뼈가 잘 아물 수 있을 터인데 사정이 여의치 못했다. 

 

  책임연구로 진행하던 프로젝트에서 일부 구성원이 펑크를 내거나 대충한 일까지 보완하는 등 여러 어려움이 설상가상으로 다가왔다. 특히 한 3주는 너무 아파서 잠을 못 이룰 정도였다. 그렇지만, 나는 그 경험이 나쁘지만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돌보는 귀한 계기가 되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월간 『행복한 가정』에 “꼬리뼈 골절이 가져다 준 선물”이라는 주제의 원고를 4회 정도(① 적절한 타이밍의 중요성 ② 고난을 통해 배운 감사 ③ 고난을 통해 배운 관점의 변화 ④ 고난을 통해 배운 삶의 변화)연재한바 있다. 모두들 나의 스토리에 수긍하며 웃는다. 꼬리뼈 골절로 인한 고통은 외현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말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잘 모른다. 

 

  H도 이 작업 과정과 내용을 통해 자신에게 주는 메시지를 주목해 보며 희망을 찾아가길 기대했다. H를 응원하는 의미를 담아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푸드아트테라피를 위해 배정한 1시간으로 H의 내용을 더 깊게 다루기는 무리가 있음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대신에 H스스로 좀 더 탐색하고 방향을 찾아갈 수 있도록 다른 장에서 나왔던 O의 사례를 제시하였다. 

 

  O는 푸드아트테라피 훈련과정에서 그녀가 당면한 최대 과제인 고부갈등을 다루었다. O의 작품 사진들 중에서 ①은 시어머니 앞에서 늘 주눅 들고 힘들어하던 그녀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푸드아트테라피 과정에서 재구성을 거듭하며 점차 힘을 키우고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이 드러난다. 

 

   ① 시어머니의 구박에도 오뚝이처럼 일어서자.② 오뚝이가 되더라도 볼 수 있는 눈은 가지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는 피드백을 받고 오뚝이의 눈을 만들더니 좀 더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하였다. ③ 오뚝이에 비해 눈이 너무 크다는 피드백을 받고 그것을 수용하여 눈을 작게 만들고 제대로 듣고 필요한 말도 하기 위해 귀와 입도 만들었다. ④ 볼 수 있고, 들을 수도 있으며 말할 수 있게 되고 보니 마음이 매우 가벼워졌고, 이제는 시어머니에 대한 측은지심이 생겼다며 스스로 가슴에 하트로 묘사하였다. 

 

  O는 당시에 집단구성원들로부터 푸드아트테라피 과정 전에 비해 얼굴 표정이 많이 밝아졌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푸드아트테라피를 여러 회기에 걸쳐 운영할 경우 이 내용들을 삶의 장면에서 실현해 볼 수 있는 계획도 세우고, 계획의 적절성도 점검한다. 그리고 그 계획의 실현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발전 시켜갈 수 있다. 이런 과정을 H가 자문자답하며 자가 점검하고 좀 더 객관적으로 탐색하고 탐험해 갈 수 있는 유용한 Tip을 안내했다.

 

  L은 파랑새(행복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를 쫓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삶이었는데, 이 수련을 통해 결국 그 파랑새는 가까이 있었다는 자각을 묘사하였다. 그녀는 과거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며 온통 검은색으로, 그리고 현재는 풍요로움으로 묘사하였다. 이렇게 가면 미래는 건강하고 아름답게 올 것이라는 기대를 담아냈다. 씨앗이 엄청 많이 퍼져서 행복한 결과로 이어지는 기대를 표현했다. 나는 L이 작품을 통해 드러낸 염원처럼 멋지게 펼쳐지고 확장되기를 응원하고 지지하며 박수를 보냈다. 

 

  더불어 L의 작품과 그녀가 풀어낸 스토리에 대해 치유적 맥락에서 몇 가지를 강조하였다. 그중의 하나는 ‘과거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는 것에서의 해방이다. 그것이 순간순간 선물로 주어지는 에너지 100을 오로지 현재에 쓸 수 있는 쉬운 방법이다. 과거에 대해 필요한 치유와 적절한 돌봄으로 미해결 과제를 완료하고 에너지가 묶이지 않고 건강하게 흐르도록 한다.

 

  그간 과거의 문제라고 지각하는 요소들을 안 보고자 하거나 무시, 도피, 억압하느라 소모하던 에너지를 보유할 수 있다. 당연히 과거로부터의 교훈은 챙긴다. 그리고 그 덕에 생긴 에너지로 현재를 더 즐기며, 일정 에너지는 미래 준비에 활용한다.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