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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7인의 사무라이] 인물 성격유형 분석 (박상순) 글쓴이 : KEEC   2012-08-27 13:31

영화 [7인의 사무라이] 인물 성격유형 분석


영화 <7인의 사무라이>는 일본 영화계의 거장,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이며 1954년, 베니스 영화제 은사자상을 받았다. 이 영화를 모방해서 미국 헐리웃에서는 <황야의 7인>을 만들기도 했다.

배경은 16세기 초 전국시대 혼란기이다. 영주들이 대망을 이루기 위해 일반 백성들을 전쟁에 동원하고 수탈하던 시기이다. 이 전란기에 영주들끼리의 싸움에서 패망한 영지의 장수들과 병사들은 도적단이 되어 떠돌며 백성들을 노략질하며 살아간다.

영화의 초반에 도적떼들이 마을을 내려다보며 보리가 다 익으면 그 때 마을을 덮치기로 한다. 이 때 지나가던 마을 주민이 숨어 이 이야기를 듣고 마을에 전한다. 마을 사람들은 계속되는 노략질에 분노와 불안에 떨며 마을 촌장에게 자문을 구한다. 마을 촌장은 사무라이를 고용하기로 한다. 하지만 무사계급인 사무라이를 영주가 아니라 농노들이 고용한다는 것과 오로지 먹여주고 재워주는 것 외에 더 이상 해 줄 것이 없다는 사실이 사무라이를 고영하기에는 불가능한 것 같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이전과 같이 당할 수 없다 생각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주군을 잃은 사무라이들을 구하러 다닌다. 우여곡절 끝에 일곱 명의 사무라이를 고용하게 되고, 이들은 거의 전쟁과 다름없는 철저한 준비와 작전을 짜고 도적과 맞선다. 그리하여 결국 도적들을 물리치지만 그 과정에서 사무라이들과 마을 사람들의 희생이 따르게 된다.

마지막 장면에서 마을 사람들은 아주 평화롭게 노래를 부르며 농사를 짓지만, 사무라이의 대장인 시마다 캄베이는 이렇게 말한다. “이번에도 우린 졌군. 이긴 건 저 농민들이야.”하며 씁쓸해 한다. 전체적으로 무사들이 중심이 된 8유형의 영화인데, 그 속의 7명의 무사들의 성격을 분석해 본다.



시마다 캄베이(좌)/ 카츠시로(우) 큐조 키쿠치요


1. 시마다 캄베이 (8유형): 영화 초반에 산적에게 붙잡힌 아이를 구하려고 스스로 머리를 깍고 스님으로 위장하여 아이를 구해낸다. 그러나 자신의 영웅적인 행위에 대해 전혀 내색하지 않고 그냥 떠난다. 사무라이를 구하러 나온 마을 사람들이 이 장면을 보고 마을을 지켜주기를 간청하고 그 요청을 받아들여 그가 나머지 사무라이들을 찾아낸다. 7명의 사무라이 중의 대장으로서 다양한 성격의 사무라이들을 규합하고 마을을 구할 작전과 그에 따른 준비를 철저하면서도 힘있게 추진한다. 전체적으로 성품이 조용하고 온화한 편이나, 분열되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전체를 하나로 모아내는 카리스마를 발휘한다. 어느 누구도 감히 그의 결정에 반항하지 못한다. 전체를 보는 눈과 사무라이와 마을 사람들의 단결을 이끌어 내고, 또 적재적소에 사람들을 배치하는 그의 능력은 8번의 강한 힘을 바탕이 되지 않으면 하기 힘든 일이다. 그러면서도 사무라이들과 마을 사람들에 대해 누구보다 강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강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갖추고 거의 도량이 넓은 영웅적인 행동을 보여주므로 발달수준 2정도의 8유형의 수준을 보여준다. 마지막 장면은 거의 삶에 대해 달관한 인상을 주어 발달수준 1정도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2. 카츠시로 (2유형): 어린 사무라이다. 영화 초반의 시마다 캄베이의 아이를 구해내는 영웅적인 행위를 보고 반해 제자가 되기를 간청하며 따라다닌다. 마을 사람들이 사무라이를 구하는 동안 쌀이 떨어져 어쩌지 못할 때, 조용히 와서 자신의 돈을 주며 쌀을 사라고 한다. 마을 사람들을 도우려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어린 사무라이로서 여러 가지 심부름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도적들에 대한 대비를 하면서 스승으로 생각하는 시마다 캄베이의 명령을 제대로 잘 따르는 편이다. 마을 처녀 시노와 사랑에 빠져 열병을 앓기도 한다. 사랑하는 시노가 쌀밥 한번 먹어보지 못한 것을 보고 자신의 밥을 나눠주고, 또 시노는 그것을 마을의 가장 나이 많은 할머니에게 가져다 드린다. 4번 유형과 조금 비슷하나, 여러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시노와의 관계에서도 전체적인 관계와 마을 일을 우선시 하는 것을 볼 때 오히려 2번 유형에 가까운 것 같다.

3. 큐조 (1유형): 사무라이의 검술 실력으로는 최고를 자랑한다.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실력을 가지고 있으나 항상 연습하고 부족한 부분을 키우기 위해 연습한다. 주로 혼자 지내는 걸 좋아하나, 행동을 할 때에는 언제든지 가장 앞장 서 자신의 몸을 생각하지 않는다. 할머니에게 쌀밥을 나눠주는 가츠시로를 돕는 등 조용하고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오직 검에 뜻을 두고 일로매진하는 그의 외골수 같은 모습은 5번인 것 같기도 하나 그의 따뜻한 마음과 자신의 몸을 사리지 않는 즉각적인 행동력은 아무래도 장형인 1번유형과 더 가까운 것 같다.

4. 키쿠치요 (7유형): 너무나 확실한 7번 유형인 것 같다. 다른 사무라이들이 무사계급 출신인 반면 키쿠치요는 농노 출신이다. 자신의 출신에 대한 것도 나중에서야 드러난다. 영화의 전체적인 재미를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한다. 무엇이든 대충대충하는 좌충우돌의 멍청한 듯 하면서도 제멋대로인 캐릭터이다. 그러나 그는 마을 사람들을 사무라이들과 가까워지게 하는 재롱둥이로서의 역할을 단단히 한다. 마을의 아이들은 그를 보기만 하면 웃는다. 그는 무엇이든 심각한 게 없다. 통제도 잘 따르지 않고 적들은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서 제멋대로 자신의 자리를 벗어나서 돌아다닌다. 사람들이 자신을 비웃는 말을 해도 기분이 조금 나쁘다가 금방 잊어버린다. 하지만 그는 이 영화에서 큰 역할을 한다. 목숨을 건 심각한 생존의 전쟁 앞에 그는 모든 것을 유쾌하게 이끌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마치 삶은 즐기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고로베 헤이하치 시치로지

5. 고로베 (9유형): 위의 맨 왼쪽의 사진에서 문으로 들어서지 않고 있는 사람이다. 가츠시로가 내리치려는 걸 미리 알고 웃고 있다. 시마다 캄베이와 전혀 안면이 없으나 첫 대면에 그의 인물됨을 알아보고, 그와 같은 사람과 사귀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라고 얘기한다. 전체 영화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 되지 않으면서도 상당한 발달수준을 보여주기 때문에 뚜렷한 성격이 드러나지 않아 유형 파악이 확실치 않다. 전체적으로 안정된 장형의 느낌이 나고, 묵묵히 그가 맡은 일을 해 내면서 항상 사람들과 같이 있으나 잘 드러나지 않아 9유형에 가까운 것 같다.

6. 헤이하치 (9유형): 가운데 사진에서 도끼질을 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전쟁의 살육현장이 싫어서 도망쳐 나온 사무라이이다. 그는 돈이 없으니 밥을 주면 장작을 패주겠다고 말하는 아주 솔직한 사람이다. 키쿠치요를 놀리기도 하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오히려 키쿠치요를 다른 사무라이들과 더 어울리게 해주고, 온화한 성격은 다른 사람들을 편하게 해 준다. 도적 소굴을 치러 갔을 때 함께 간 마을 사람을 구하기 위해 뛰어 들었다가 결국 도적의 조총에 맞고 죽고 만다. 전체적으로 안정되고 무뚝뚝한 장형의 느낌이고, 거기에 전체를 조화롭게 하는 따뜻한 인정이 깃들어 있는 것을 볼 때 높은 발달 수준을 보이는 9번 유형인 것 같다.

7. 시치로지 (6유형): 시마다 캄베이의 예전의 심복이다. 시마다 캄베이가 사무라이들을 구하고 있을 때 우연히 길에서 만난다. 합세하면서 그는 여전히 시마다 캄베이의 심복으로서 아주 충성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시마다 캄베이가 이번 일은 죽을 수도 있다고 해도 위의 사진(오른쪽)처럼 씨익 웃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어떤 일을 시키건 맡은 일에 전심을 다하여 하는 정말 충직한 사무라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