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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플래쉬 Whiplash - 글 / 소희정 전임교수 글쓴이 : KEEC   2015-10-15 09:40




영화 위플래쉬

Whiplash , 2014



 

글 소희정 전임교수




누구나 한 번 쯤은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나 무대에서 연주를 할 때, 노래를 부르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 책을 읽거나 운동경기를 할 때 등 몰입 상태에 빠져들면 주변에 어떤 일이 벌어지든 잘 인식하지 못하고 시간의 흐름마저 놓치게 된다.

이 영화를 보면서 떠올랐던 단어는 몰입이었다.

몰입(沒入, flow)은 고도의 집중을 유지하면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충분히 즐기는상태를 뜻하는데 몰아일체(沒我一節)무아경과도 같은 개념이며 몰입을 통해서 자신의 잠재력을 계발하고 자신감이 생기며 행복도 얻을 수 있다고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말했듯이 끊임없이 자기 극기에 의해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선 사람만이 경지에 오를 수 있다고 메시지를 던져준다.

 

너희가 한계를 넘어서는 것을 보고 싶었어.
루이 암스트롱이나 찰리파커 같은 뮤지션이 나오기를 말이야.
하지만 너희 중에 제2의 찰리 파커는 없어.
찰리파커가 존스가 던진 심벌즈에 맞지 않았다면 심벌즈를 던지는 대신 ‘Good job!’이라고 말해주었다면 버드는 세상에 없었겠지.
생각만 해도 그건 비극이야.
영화 속 플렛처 선생의 교육방식이다.

 

한 번의 실수조차 용납이 안 되고 자신이 세워둔 기준에 맞추지 못하면 소리를 지르는 것도 모자라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심지어 뺨을 때리기도 하는 등 함께 있다는 존재만으로도 주변 사람을 얼어버리게 만드는 거대한 괴물과도 같은 플렛처 선생님

 

플렛처 선생님에게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단 한명의 친구도 없고 마음에 드는 여자 친구와의 만남조차 최고의 연주자로 인정받고자하는 욕망이 앞선 나머지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관계를 단절하자는 이별을 통보하는 앤드류라는 학생이 있다.

 

영화 안에서 연주되는 재즈곡의 제목이자 오프닝에서부터 복선을 암시하는 곡인 위플래쉬채찍질이라는 뜻에서 볼 수 있듯이 채찍질만이 천재의 경지에 오르는 과정이다. 라고 말해주는 듯 하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광기어린 연주는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가히 압도적인 전율을 선사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위플래쉬이지만 학생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모욕과 학대를 서슴지 않는 교육방법에 대해서는 과연 그래야만 하는가? 라고 되돌려주고 싶은 영화이다. 플렛처 선생님의 교육적 가치관, 감정을 드러내는 태도, 학생들과 소통하는 방법 등 최고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배제한 채 오로지 드럼에만 몰두하면서 손가락이 찢어지고 터지고 피가 흐르는데도 불구하고 연습에 연습을 하는 삶을 살아야하는 가에 대해서는 반기를 들고 싶다.

 

영화 위플래쉬가 말하고자 하는 교육’, ‘인간애’, ‘몰입’, ‘욕망’, ‘카타르시스등 괴물과도 같은 폭군선생이 나오는 영화라고 치부하기엔 많은 것들을 품고 있는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다.

 

 

영화 속 속살 들여다보기

* 위플래쉬

영화의 제목인 '위플래쉬(Whiplash)'는 채찍질이란 뜻이다.
영화 속에서 연주하는 곡 또한 '위플래쉬'인데 원곡은 행크 레비가 만들었고, 그가 이끌던 행크 레비 레거시 밴드(The Hank Levy Legacy Band)가 연주했다.

 

* Damien Chazelle감독
1985년 출생. 그는 고등학교 시절에 재즈음악을 하면서 드럼을 친 적이 있었는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가 바로 <위플래쉬>.

 

* J. K. Simmons
플렛처 선생을 맡았던 J. K. Simmons 아버지는 몬태나 대학교(University of Montana) 음악 스쿨의 감독이었으며, J. K. Simmons도 몬태나 대학교 음대를 졸업했다.

 

* Miles Teller

앤드류 역의 Miles Teller15살 때부터 드럼을 연주했던 것을 계기로 피 나는 노력을 하여 영화 속에서의 드럼 장면은 거의 직접 연주를 하였다.

 

* 더블 타임 스윙

Double Time Swing, 더블 타임 즉 2배로 하라는 뜻으로, 2배속 연주이다. 영화 속에서는 400bpm 속도를 플렛처 선생이 얘기하는데, 이 말은 1분에 400번을 치라는 이야기다. (bpm=beats per minuste) 일정한 템포를 유지하면서 30초나 2-3분을 하라는 게 아니라 일정한 템포를 유지해야하기에 누구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